[인문사회]‘옛글에 빗대어 세상을 말하다’

  • 입력 2006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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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에 빗대어 세상을 말하다/강명관 지음/300쪽·1만3000원·도서출판 길

‘나는 회의한다. 내 뇌 속의 사유체계를….’

한문학자인 저자는 먼저 사람의 의식 속에 고착화된 ‘타자의 명령어’를 해체한다. 때로는 ‘성현의 말씀으로’ 때론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의식을 알게 모르게 지배해 온 사유체계를 분리시킨다. 그리고 회의한다.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목숨을 던진 심청이가 만일 당신의 딸이라면?” “‘열녀(烈女)’라는 봉건적 지배이념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자들은?”

저자는 ‘소학’ ‘삼강행실도’ 등 고전 속에 등장하는 갖가지 봉건사회의 지배이념을 ‘인간 해방’의 메스를 들이대 분해한다. 처음의 치열했던 주제의식이 책장을 넘길수록 산만해진다는 것이 흠.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글을 한데 모으면서 작가 스스로의 표현대로 ‘잡문’이 됐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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