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누비는 외국인 '훈남'들…라파엘, 쥴리안

  • 입력 2006년 9월 20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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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 외국인 연예인 라파엘, 쥴리안. 박영대기자
꽃미남 외국인 연예인 라파엘, 쥴리안. 박영대기자
박영대기자
박영대기자
"자~알 생겼네. 이거 큰일인데"(쥴리안)

"쥴리안! 인상이 너무 좋아요"(라파엘)

요즘 TV를 누비는 외국인 '훈남'('멋있어서 기분을 훈훈하게 해 주는 남자'라는 뜻의 신조어) 두 사람이 첫인상에 대해 나눈 대화다. KBS2 '개그 콘서트'에 8월말 첫 출연한 뒤 '자고 나니 스타'가 된 섹시남 라파엘 갈로 버거(21).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에서 산낙지와 청국장을 맛있게 먹으며 주부 시청자들에게 귀염둥이로 통하는 쥴리안 퀀타트(19). 이들이 18일 동아일보사에서 만났다.

▽너희 누구?

브라질의 에스타시오 데 사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하며 기자의 꿈을 키운 라파엘. 그는 2년 전 해변에서 놀다가 기획사 매니저의 눈에 띄어 모델로 데뷔했다. 브라질과 동남아시아에서 CF 및 패션 모델로 활동했고 올해 7월 한국에 왔다.

라파엘은 '개그…'의 '봉숭아학당' 코너에서 '터질라'(정경미)의 비서로 출연하면서 인기가 급부상했다. 188cm의 키와 뚜렷한 이목구비로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는 와인 잔에 막걸리를 따르는 엉뚱한 모습 등으로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다.

2004년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벨기에 출신 쥴리안은 우연히 출연한 TV 프로그램의 반응이 좋아 졸업한 뒤 다시 돌아왔다. 외국인 소년의 명랑하고 해맑은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다가선 것이다.

그는 '잘 먹고…'에서 전국 재래 시장과 농장을 다니며 엿을 팔고 매실을 따는 등 한국인도 쉽게 하기 어려운 '한국 생활'을 경험했다. 최근에는 함께 출연하는 티에리, 필립과 그룹 '봉쥬르'를 결성해 가수 활동도 하고 있다.

"방송은 제가 선배죠. 경험상 라파엘처럼 멋지게 생긴 사람이 웃기고 재미난 모습을 보여주면 훨씬 많은 사랑을 받을 것입니다. 물론, 한국어는 필수고요."

쥴리안이 유창한 한국어로 먼저 말을 건넨다.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4개 국어를 할 수 있는 그는 기자와 라파엘을 통역해주기도 했다.

"고마워요. 한국어는 지금 공부하고 있어요. 한국에 오랫동안 머물고 싶습니다"(라파엘)

라파엘이 쥴리안에게 나이를 물었다. 쥴리안이 19세라고 하자 "무척 어리네(Wow, you're so young)"라며 놀란다. '한국물'을 2년 더 먹은 쥴리안은 라파엘이 두 살 더 많다는 말에 금세 "오~ 형이네요, 형니~임!"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한국 어때?

"번데기 말고 못 먹는 한국 음식이 없어요. 새콤달콤한 매실장아찌가 좋아요"(쥴리안)

쥴리안은 '잘 먹고…'에서 전국 각지의 요리를 접했다. 개불 닭발은 방송 때문에 억지로 먹었고, 내장을 꺼내 다듬은 생문어를 보고 아연실색했다. 하지만 지금은 엽기라고 생각한 이 음식의 쫄깃한 맛에 푹 빠졌다.

라파엘이 "불고기는 좋은데 김치는 매워 못 먹는다"고 하자, 그는 "익은 김치 말고 생김치를 먹어 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라파엘은 또 "한국 여자들이 예쁘다. 항상 자연스럽고 자신감 있는 모습이 좋다"며 "한국 여성과 사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쥴리안은 "예쁜데 가끔 좀 무섭다"며 "'애교' 만점인 여성들이 많은데 내겐 이효리와 한채영이 이상형"이라고 말했다.

전라도 사투리도 구사할 줄 아는 쥴리안과 달리 한국생활 두 달째인 라파엘은 한국어가 서투르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외에 그가 아는 말은 혼자 택시를 탈 경우에 대비해 매니저가 가르쳐 준 "직진" "좌회전" "우회전" 정도. '대두'(머리가 크다는 뜻)라는 말도 알고 있는데, 친한 사람의 머리가 커서 알게 됐다고 한다.

쥴리안은 또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어른을 공경하는 문화"라고 답했다. "벨기에 집에 갔을 때 부엌에서 어머니 일을 돕자 '효자가 돼서 왔다'며 한국에 오래 있으라고 하시더라구요."

▽요즘 뭐해?

라파엘의 취미는 운동과 요리. 쉬는 날엔 헬스클럽에서 하루 3시간 씩 보내고 친구들을 초대해 직접 만든 브라질 전통 음식을 대접하기도 한다. 지구 반대편에 떨어진 가족 친구들과 화상 채팅도 자주 한다.

"브라질 사람들은 인생에서 가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가족들은 한국 TV에 제가 나오는 것을 아직 몰라요. 생일(10월 9일)에 어머니가 저를 보러 한국에 오는데 깜짝 놀라게 하고 싶어 비밀로 했어요"

학창시절 밴드부에서 활동했던 쥴리안은 음악과 춤으로 여가를 보낸다. 싸이월드와 회원이 3000여명에 이르는 다음 팬카페 '러브러브 쥴리안'에서 팬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주요 일정 중 하나다.

"한국 분들이 수줍음이 많아서 카메라와 펜을 들고 머뭇거릴 때가 많아요. 사진이든 사인이든 언제든지 환영이에요"

라파엘은 '개그 콘서트'외에 연기자로도 활동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쥴리안은 내년 1월 개봉하는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2' 촬영에 여념이 없다.

두 사람은 어깨동무를 하고 익살스럽게 대화를 나눈지 두 시간이 금세 흘렀다. 한국에 대한 생각을 다시 정리해볼 수 있었다는 두 사람은 "TV 프로그램에서 다시 만나자"며 웃었다.

남원상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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