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제2의 웹 혁명,10년장정 막오르다…‘웹 진화론’

  • 입력 2006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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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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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진화론/우메다 모치오 지음·이우광 옮김/232쪽·1만2000원·재인

《웹 2.0, 블로그, 오픈 소스(Open Source), 롱 테일(Long Tail) 법칙….

인터넷을 곧잘 이용한다면 한번쯤 들어봤을 용어다.

그러나 이들 개념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더 나아가 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인지를 묻는다면 머뭇거릴 사람이 많지 않을까.

인터넷과 일상을 떼어낼 수 없는 지경이 됐지만 인터넷이 일반에 보급된 건 불과 10년 전의 일이다.

앞으로 10년 동안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미국 실리콘밸리와 일본을 오가는 저자는 이 책에서 인터넷의 최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얼마나 근본적으로 바꿔 놓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혁명적 변화들 사이의 연관성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를 알기 쉽게 보여주므로 정보기술(IT)에 문외한이더라도 주눅들 필요는 없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를 뽑는다면 ‘불특정 다수 무한대의 힘’쯤 될 것이다. 대중은 어리석은가, 아니면 지혜로운가. 저자는 후자의 입장에 서서 ‘불특정 다수 무한대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데 드는 비용이 거의 제로(0)에 가까운’ 인터넷의 ‘위대한 가능성’을 찬양한다.

그 같은 가능성이 현실화된 것이 ‘오픈 소스’의 흐름이다. 인터넷에 개발 과정을 공짜로 공개해 대성공을 거둔 소프트웨어 리눅스처럼 지적 자산의 씨앗이 인터넷에 무상으로 뿌려지면 세계의 지적 자원들이 그 씨앗 주변에 자발적으로 연결돼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웹 2.0은 이처럼 ‘불특정 다수를 수동적 서비스 이용자가 아닌 능동적 표현자로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게 하는 기술과 서비스 개발 자세’를 일컫는 말이다.

구글의 ‘애드센스’는 웹 2.0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애드센스는 무수히 많은 웹사이트의 내용을 자동 식별해 각각의 내용에 맞는 광고를 자동 게재해 주는 등록제 무료 서비스다. ‘공룡의 머리’ 대신 사소한 다수가 모여 있는 ‘긴 꼬리’에서 수입의 대부분을 얻는 애드센스의 ‘롱 테일’ 현상은 ‘완전히 새로운 부의 분배 메커니즘’을 보여 준다. 위에서 아래로 돈을 흘려보내 말단을 윤택하게 하는 대신 말단 한 사람 한 사람의 공헌을 정확하게 계산해 거기에 걸맞은 돈을 내려 보내는 구조인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인터넷과 오픈 소스, 비용이 제로에 가까워진 치프(Cheap) 혁명이 미래를 바꿔 놓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저자 자신도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45세에 안정된 주류의 기득권을 버리고 작은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로 옮겼다.

낯선 세상을 보여 주는 저자의 어조는 열정적이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오픈 소스는 헐값의 재택근무 노동자를 양산할 수 있다. 콘텐츠 생산자의 저작권은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대답까지 이 책에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저자는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지나칠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일본 장기의 명인 하부 요시하루(羽生善治)는 저자에게 “인터넷 발달로 장기의 세계에 고속도로가 개설됐지만 종점 부근에는 엄청난 정체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인터넷으로 장기의 고수(高手)들이 ‘대량생산’됐지만 그 이상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는 데는 한계가 노정됐다는 것.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덕택에 분야마다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필요한 정보를 누구나 쉽게 얻고 고속도로 종점까지 단번에 달려갈 수 있다. 하지만 종점 부근엔 정체가 심하며 톨게이트를 빠져나가려면 전혀 다른 요소가 필요하다.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무엇, 당신은 그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이 책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원제 ‘ウェブ 進化論’(2006년).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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