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 논술잡기]몸과 마음 둘이 아니네…‘뇌내혁명’

  • 입력 2006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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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내혁명/하루야마 시게오/271쪽·1만2000원/사람과 책

청소년기는 심리적으로 예민한 시기다. 그래서 그들은 종종 깊은 실망과 좌절에 빠지곤 한다. 작은 생각의 차이가 운명을 바꾼다는 것이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라고 하지만 반대로 건강한 마음은 건강한 몸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요체다. 더욱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는 논술에서 긍정적이고 건전한 사고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 체내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따진다. 우리의 생각이 어떻게 구체적인 물질로 변화돼 육체에 작용하며 반대로 물질은 생각으로 바뀌는지 인간의 마음을 과학적으로 해명한다. 뇌 내 모르핀의 역할을 밝히고 이를 위한 식사법과 운동, 그리고 명상을 강조하는 것도 인간의 발상이 가진 굉장한 힘과 말 속의 에너지를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단순히 건강 입문서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네점콩벌레 이야기는 이를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다. 일반적으로 개체의 목적은 더 안전하게 많은 먹이를 얻는 것이다. 하지만 먹이보다 개체가 늘어나면 네점콩벌레는 종을 남기기 위해 특별한 행동을 한다. 몸이 길쭉해지고 날지 않던 것들이 날기 시작하면서 자살을 시도한다.

네점콩벌레의 행동 속에는 ‘무언가 위대한 힘’이 담겨 있다. 돌고래의 집단사나 큰바다새가 바위에 머리를 부딪쳐 죽는 현상 등 개체의 의식과는 상반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자연에는 수없이 존재한다. 필자는 이것을 종의 보존을 위한, 더 크게는 지구와 우주의 존속과 번영에 합당한 길을 찾으려는 유전자의 의지로 해석한다.

뇌내혁명이란 바로 이 유전자의 의지, 즉 창조주가 준 자기실현을 지향하는 일이다. 좁게는 즐겁고 충실한 개체의 삶을, 넓게는 개인과 전체의 균형을 생각하는 우주적 윤리관을 익히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뇌의 구조와 작동원리를 통해 학생들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할 것이다. 사물의 겉과 속이 결국엔 하나이듯이 마음과 물질이 서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은 동양과 서양, 성장과 분배, 자유와 평등, 개체와 전체 등 무심코 지나친 개념들을 곱씹어 볼 새로운 각성의 계기가 된다. 나아가 이기적 행동과 공동선에 대한 성찰은 수험생의 기본적 자질로 요구받는 개인과 사회의 올바른 관계를 자리 매김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바탕으로 자기실현을 이룰 수 있는 학생들이 되기를 바란다.

문재용 서울 오산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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