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연구재개 위해 조건없이 600억원 지원”

  • 입력 2006년 5월 8일 1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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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일부 인사들은 8일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재개를 위해 6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종 중앙종회 전 의장 설정 스님 등 5명은 이날 오후 서울 봉은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익명을 요구한 불자 3명이 황 교수팀의 연구 재개를 위해 조건 없이 600억원 상당의 현금과 부동산을 기부하기로 했다”며 “이들 중 한 명은 사찰의 주지이며 나머지 2명은 기업가”라고 밝혔다.

설정 스님은 “올 연말까지 총 150억원의 연구자금이 출연될 예정이며, 그 다음해부터 수년간 300억원이 지급될 것이다. 그리고 연구시설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서울과 부산에 있는 150억원 상당의 건물과 토지를 출연하기로 했다”며 “이미 서약서를 써서 황 전 교수 측에 전달했다”며 고 밝혔다.

설정 스님은 “독지가들은 스너피 등 동물복제기술과 배아줄기세포의 배반포 생산기술 등 황 전 교수의 독보적인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며 “황 전 교수가 논문을 조작하는 등 잘못을 했지만 줄기세포 연구를 국내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며 기부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설정 스님은 또한 검찰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연 데 대해 “검찰을 압박할 의도는 없으며, 이미 2개월 전에 제의가 들어온 만큼 차일피일 발표를 미루기도 어려워 이렇게 회견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설정 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단 차원에서 ‘황우석 지지’ 의사 표명을 할 계획이 있는지는 묻는 질문에 “불교신자 개인차에 따라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며 “자칫 불교계나 조계종단 차원에서 총의를 발표한다면 갈등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전 교수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건행 변호사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황 교수는 검찰 수사가 마무리 되지 않아 아직 이 자리에 나오지 못했다”며 “독지가들의 기부에 대해 ‘고맙다’라는 말을 했고, 아직 수락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언제 쯤 연구재개가 될 수 있는지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황 교수와 의논해 후원금의 사용에 대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설정 스님 외에도 도선사 주지 혜자 스님, 종회의원 의연 스님, 도문스님, 봉은사 주지 원혜 스님이 함께 했다. 은해사 주지 법타 스님 등 원로 스님 15명도 뜻을 같이 한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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