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프랑스 실내악 앙상블 ‘춤추는 콘트라바쓰’

  • 입력 2006년 2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사진 제공 유유클래식
사진 제공 유유클래식
○ 힙합 부터 클래식까지 여러 장르 소화

사람보다 키가 큰 몸집(2m). 현악 중 최저 음역을 담당하는 콘트라베이스는 오케스트라에서 말없이 집을 받치고 있는 주춧돌 같은 악기다. 한편으로 콘트라베이스는 바로크 음악에서부터 재즈, 로큰롤, 탱고, 민속음악까지 쓰임새가 무궁무진한 악기로 활발하게 진화 중인 생명체이기도 하다.

1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선보이는 ‘춤추는 콘트라바쓰’(‘콘트라바스’는 콘트라베이스의 독일어 발음) 공연은 콘트라베이스의 진정한 매력을 보여 주는 음악회다.

1981년 프랑스의 크리스티앙 장테(파리음악원 교수) 등 6명의 콘트라베이스 연주자가 구성한 ‘콘트라바쓰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는다. 이들은 모두 클래식 음악 전공자이지만 재즈의 즉흥연주 기법을 이용해 현대음악, 재즈, 블루스, 고전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 낸다. 공연에 앞서 이들과 e메일로 대화를 나눴다.

“콘트라바스는 멜로디와 리듬라인에서 무궁무진한 색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악기입니다. 우리는 이 악기를 두드리고, 뜯고, 활로 긋고, 쓰다듬으면서 힙합, 랩에서부터 고전적인 민속음악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고자 합니다.”

○ 새울음-고양이걸음 등 소리 퍼포먼스

이들은 자신들이 콘트라베이스를 위해 직접 작곡한 곡을 연주한다. 무대에서 선보이는 연극적인 연출과 환상적인 조명을 이용한 퍼포먼스도 볼만하다. 콘트라베이스를 이용해 풍부한 울림과 하모니를 이뤄 낼 뿐 아니라 새의 울음과 고양이 걸음, 사이렌 소리까지 흉내 내며 독주악기로서의 면모를 한껏 과시하는 것. “우리가 펼치는 퍼포먼스는 논문이나 리포트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듣는 관객을 위한 것입니다. 쇼와 조명, 시, 무용의 다양한 변주로 이뤄지는 퍼포먼스는 이해하기 쉽고 즐거운 것이죠. 무대의 퍼포먼스는 창조성이나 독창성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음악을 더욱 펄펄 살아 숨쉬게 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2001년 LG아트센터에서 내한공연을 했던 이들은 이번에 ‘엘리스 같은 여인은 행복해’, ‘별난 것’, ‘모케르 신부’ 등 자신들의 자작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단원들에게 “사람보다 키가 큰 악기를 들고 다니기 무겁지 않으냐”고 물었다. 답변은 간단했다.

“우리는 악기를 짐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힘든 점은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세상에는 무거운 악기가 많지요.”

3만∼8만 원. 서울 외에 11일 오후 7시 울산현대예술관, 14일 오후 7시 반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도 공연한다. 02-586-2722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