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층층이 ‘다랑이 논’ 비탈에 서다

  • 입력 2005년 12월 16일 03시 08분


코멘트
남해 해안드라이브 코스인 1024번 지방도 위에서 내려다본 다랭이마을의 골짜기. 설흘산 자락에 석축을 쌓고 일군 108층 다랑이 논을 이 한겨울에 푸르게 덮은 것은 마늘 잎이다. 남해=조성하 여행전문기자
남해 해안드라이브 코스인 1024번 지방도 위에서 내려다본 다랭이마을의 골짜기. 설흘산 자락에 석축을 쌓고 일군 108층 다랑이 논을 이 한겨울에 푸르게 덮은 것은 마늘 잎이다. 남해=조성하 여행전문기자
‘마당에서 솟는 집채만 한 태양을 가슴에 품고 소원을 빌고 싶은 분. 남해 다랭이마을’(경남 남해군 남면 홍현리 가천마을)로 오십시오.’

남해군의 거의 땅 끝. 남해 쪽빛 바다를 향해 곤두박질칠 듯 위태로이 서 있는 둔중한 설흘산(해발 481m)의 가파른 산자락. 행여 굴러 떨어질세라, 혹여 바람에 날아갈세라 골짝 안에 지붕을 맞대고 다닥다닥 엉겨 붙어 한 동리를 이룬 가천마을, 그 홈페이지에 있는 글이다.

‘다랭이’란 ‘좁고 긴 논배미’를 이르는 ‘다랑이’의 사투리. 논배미는 논두렁으로 둘러싸인 논의 하나하나의 구역이다. 다랭이마을은 ‘가천마을’이라는 본 이름 대신 45도 경사의 가파른 산자락에 석축을 쌓고 층층이 다랑이 논을 만든 이 마을의 모습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온통 바다로 둘러싸인 다랭이마을. 그러나 마을에는 배가 한 척도 없다. 가파른 산자락이 추락하듯 물과 만나는 지형이다 보니 배와 그물로 짓는 바다 농사보다 소와 쟁기로 짓는 땅 농사가 더 쉽기 때문이다.

마을 진풍경은 108층 계단을 이룬 다랑이 논이다. 옛날 한 농부가 일을 마치고 일어서다가 논을 세어 보니 한 배미가 모자랐다. 이를 기이하게 여기고 한참을 찾았건만 결국 찾지 못해 포기하고 일어서며 삿갓을 드는데 그 아래 한 배미가 숨겨져 있었단다. 그래서 이름 붙은 삿갓배미부터 아무리 커도 300평을 넘지 않는 ‘손바닥만 한’ 논이 산기슭에서 각각 다른 크기와 모양으로 108층 계단을 이룬다.

남해=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 여행정보

▽찾아가기 △통영∼대전고속도로 이용 루트: 진주분기점∼남해고속도로∼사천 나들목∼3번 국도∼사천시청∼삼천포대교∼창선대교∼미조면∼19번 국도∼이동∼1024번 지방도∼두곡·월포해수욕장∼청소년수련원∼홍현1리∼가천 다랭이마을. 서울도심으로부터 380km.

▽다랭이마을 △홈페이지(숙박 정보 등): darangyi.go2vil.org △해돋이: 앞바다 섬 위로 해가 돋는다.

○ 패키지여행

주말 해안드라이브 도로를 버스로 달리며 남해 쪽빛 바다를 감상하고 독일마을과 다랭이마을을 찾아보는 당일 코스. 24, 25일 출발, 4만3000원. 승우여행사 02-720-8311, www.swtour.co.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