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영락교회-경동교회 4일 나란히 회갑맞아

  • 입력 2005년 12월 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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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신교의 대표적 교회인 서울 영락교회(당회장 이철신 목사)와 경동교회(당회장 박종화 목사)가 4일 나란히 환갑을 맞는다. 각각 예수교장로회(통합)와 기독교장로회의 장자교회로 일컬어지는 두 교회는 12월 첫째 주일인 이날 60주년 기념예배를 각각 봉헌한다.》

▽경동교회=1945년 12월 ‘선린형제단 전도관’이라는 이름으로 첫 예배를 드리며 시작된 경동교회는 군사정권 시절 지식인들과 노동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하나님의 정의를 세우기 위해 애썼고, 기독교 신앙의 토착화와 문화선교에 주력해 왔다. 1974년 개신교회로서는 처음으로 추수감사절을 민족고유 명절인 추석절기에 지킨 이후 이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교회 내에 200석 규모의 문화관을 운영하는 등 문화활동을 활발하게 펴오고 있다.

최근에는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와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센터를 운영하며 사회적 약자를 돌보아온 교회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경동교회는 60주년 기념행사로 3일 오후 5시 홈커밍데이 행사를 열며 오후 7시 반에는 이강백 극본, 양정현 연출로 교회의 역사를 다룬 연극 ‘여기, 거룩한 곳’을 공연한다. 4일에는 기념예배를 드린 후 오후 7시 반에 기념음악회를 갖는다. 교회 2부 성가대(지휘 최승한)가 하이든의 ‘천지창조’를 공연한다.

▽영락교회=1945년 12월 고 한경직 목사(1902∼2000)와 교인 27명이 모여 ‘베다니 전도교회’란 이름으로 첫 예배를 드리면서 시작된 영락교회는 신앙의 자유를 찾아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신자들을 중심으로 교세를 확장하며 민족복음화에 헌신해 왔다. 초창기부터 전도대를 조직해 학원 복음화, 군 복음화, 교회 개척, 해외 선교 등에 주력해 왔다. 또 일찍부터 경로원, 장애인을 위한 애니아의 집을 세우는 등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봉사활동도 펴 왔다.

영락교회는 3일 오후 7시 교회 내 베다니홀에서 ‘성가 대합창제’를 개최한다. 1946년 2월 영락교회 본 성가대로 창단된 전통 깊은 시온찬양대(지휘 윤학원)를 비롯해 부평감리교회의 예루살렘성가대(지휘 전두필),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미가엘성가대(지휘 정철수), 자양교회의 시온찬양대(지휘 윤의중), 지구촌교회의 주은혜찬양대(지휘 이상길)가 참가해 깊은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성가들을 들려 준다.

영락교회는 4일 기념예배에 한국 개신교계 원로목사들을 초청해 설교를 듣는 자리를 마련한다. 정진경 신촌성결교회 원로목사(1부 예배), 김선도 광림교회 원로목사(2부 예배), 임인식 노량진교회 원로목사(3부 예배), 김준곤 대학생선교회(CCC) 총재(4부 예배), 박종순 충신교회 목사(5부 예배)가 각각 설교한다.

두 교회는 그동안 서로 대비되는 길을 걸어 왔다는 게 교계의 평가다. 영락교회가 보수적 신학과 복음적 경건한 신앙의 길을 걸어왔다면, 경동교회는 진보적 신학과 사회 참여적 신앙을 대변해 왔다는 것이다. 한 매듭을 맺은 두 교회가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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