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 몸에 일본계 피가?…‘누가 호랑이…’ 논란 예상

  • 입력 2005년 11월 2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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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운동권 출신으로 보수적인 성향인 야당 정치인이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돼 햇볕정책을 폐지한다. 그런데 그에겐 일본계 피가 흐른다. 야당은 그의 혈통을 폭로하기 위해….

다음 달 5일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 출간될 스릴러 소설 ‘누가 호랑이 꼬리를 밟았나’(일본어 제목 ‘默過の代償’)의 골격이다. 일본계 피가 흐르는 한국 대통령이라는 설정이 논란과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을지 출판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출판사 고단샤(講談社)가 엔터테인먼트 소설 신인작가 등용문으로 제정한 메피스트상 올해 수상 작품인 이 스릴러의 주인공은 일본인 대학생 아키즈키 쇼헤이. 2009년 어느 날 자신의 집 앞에서 칼에 찔려 숨진 한국인 공작원의 죽음을 파헤치던 아키즈키는 한국의 신임 대통령에게 일본계 피가 흐르며 일본에 남은 유일한 혈육(사촌)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국의 근현대사에 정통한 작가 모리야마 다케시(森山赳志·33) 씨는 햇볕정책에 반대하는 1965년생 운동권 출신이 차기 대통령이 돼 대북 압박정책을 취하는 것으로 가상했다.

일본 국왕에게 한국계 피가 흐른다는 내용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등장하는 등 일본 측에 민감한 내용도 함께 들어 있다. 그리고 주인공 아키즈키는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애독하는 한국학과 학생이자 태권도 유단자다. 이런 점에서 이 소설엔 요즘 한국을 바라보는 일본인들의 복합적 심경이 녹아있다. 한류(韓流)로 인한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영돼 있는가 하면 그 반발로서 일본계 한국 대통령이라는 자극적 소재가 선택되고, 일본의 반북 분위기에 편승해 한국의 대북 강경책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대목들이 그것이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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