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얼굴 감춘 스타들 안방 등장 않고도 인기

  • 입력 2005년 11월 2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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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새 앨범을 발표한 가수 A 씨. 그는 TV 방송 3사 가요 프로그램의 단골손님이다. “방송 활동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하죠. 그래야 음반도 많이 팔리니까요.” 한 힙합 그룹의 멤버 B 씨는 새 앨범을 낸 뒤 가요프로그램 출연보다는 방송 3사 오락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미느라 바쁘다. “다음 음반을 발표할 때까지 인지도를 높일 목적으로 출연합니다.” 그러나 최근 TV에 얼굴 한번 안 비치고도 스타가 된 가수들이 있다. 라디오, 모바일 음악 시장, 그리고 뮤직비디오로 뜬 신인가수 이루와 힙합 듀오 ‘프리스타일’, 그리고 3인조 남성그룹 ‘엠투엠’이 주인공들이다.》

○데뷔 한달 만에 라디오 방송 횟수 1위

▽이루=9월 신인가수 이루가 데뷔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이루가 가수인지 노래 제목인지조차 구분하지 못했다. 그러나 데뷔곡 ‘다시 태어나도’는 9월 첫 주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후 9월 한 달 동안 지상파 3사 라디오 방송국과 교통방송, 불교방송 등에서 187회(에어모니터 집계) 방송돼 방송 횟수 순위 5위를 차지했다. 10월에는 첫 주에만 73회를 기록해 데뷔 한 달여 만에 김종국, ‘코요태’ 등 인기 가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여기에 이루가 트로트 가수 태진아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또 하나의 이슈로 작용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이루는 최근 지상파 TV 음악프로그램에도 출연하기 시작했다.

○미니홈피 배경음악으로 4억 원 수입

▽프리스타일=‘프리스타일’은 휴대전화 컬러링(통화 연결음), 벨소리, 미니홈피 배경음악 등 온라인 음악 시장에서 얼굴 없는 스타가 된 예. 지난해 발매한 3집 수록곡 ‘Y’의 경우 ‘싸이월드’ 미니홈피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건수만 37만 건, 벨소리 44만 건을 기록하며 총 4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 3집을 발표한 후 별 반응이 없어 음반 활동을 접었던 이들은 ‘Y’가 뒤늦게 사이버공간에서 인기를 얻자 활동을 재개하기도 했다.

10월에 발표한 4집 역시 한 달도 안 돼 수록곡 ‘그리고 그 후’가 컬러링 5만 건을 넘었으며 현재 배경음악 순위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 달간 뮤직비디오 441회 방영

▽엠투엠=3인조 남성 그룹 ‘엠투엠’은 9월 2집을 발매한 후 단 한번도 TV 출연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음반은 지금까지 4만6000장 이상이 팔렸으며 사람들은 ‘세 글자’란 노래를 흥얼거린다. 이는 ‘세 글자’의 뮤직비디오 덕분이다.

탤런트 김흥수, 정소영 등이 출연한 ‘엠투엠’의 뮤직비디오는 형사 김흥수가 소매치기범 하석진을 쫓다가 하석진의 연인 정소영과 사랑에 빠지는 전형적인 드라마 형식의 뮤직비디오다. 이 뮤직비디오는 9월 한 달간 케이블 음악채널을 통해 총 441회 방송돼 뮤직비디오 방송 횟수 1위를 차지했다.

‘엠투엠’이 소속된 GM기획 측은 “뮤직비디오 인기에 힘입어 컬러링, 벨소리 등 ‘세 글자’ 한 곡으로만 총 25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앞으로도 방송 활동은 하지 않고 음악으로만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음악 평론가들은 ‘얼굴 없는 가요계 스타’ 등장에 대해 △춤, 외모 등 시각적 요소보다 음악 자체에 중점을 둔 ‘정공법’ 승부 △컬러링, 벨소리 등의 경우 노래의 일부분을 잘라 써도 좋을 만큼 기승전결이 뚜렷한 구조 △한 번 들으면 쉽게 기억되는 대중성 등을 성공 비결로 꼽는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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