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숨은 영웅 18인 소개…이들이 있어 지구촌은 아름답다

  • 입력 2005년 11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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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마을에서 한 어머니가 뇌막염과 에이즈, 결핵을 앓고 있는 33세의 딸을 돌보고 있다. 소크 팀 씨가 설립한 비정부기구 ‘캄보디아 보건 위원회(CHC)’가 이들에게 약과 간병인을 지원해 주고 있다. 사진 제공 타임
캄보디아의 마을에서 한 어머니가 뇌막염과 에이즈, 결핵을 앓고 있는 33세의 딸을 돌보고 있다. 소크 팀 씨가 설립한 비정부기구 ‘캄보디아 보건 위원회(CHC)’가 이들에게 약과 간병인을 지원해 주고 있다. 사진 제공 타임
고통 받는 지구촌을 위해 앞장서 싸우는 영웅들이 여기 있다.

쓰러져 가는 환자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고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과 결핵을 퇴치하려 동분서주하며, 조류독감의 정체를 규명하기 위해 장바닥에서 닭의 배설물을 채집해 오는 이들. 이들은 단순한 동정심이 아닌 인류애에 대한 불굴의 의지와 믿음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 최신호(7일자)가 18명의 ‘선한 사람’을 소개했다.

나이지리아의 카비티 이사야(24·여) 씨는 에이즈 바이러스(HIV)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삶을 포기하는 대신 2000년 ‘삶을 위한 희망’이라는 단체를 결성해 에이즈 환자를 돕고 있다.

13세 때 작은 고향 마을을 떠나 학교에 갈 꿈에 부풀어 있던 이사야 씨의 꿈은 이웃집 아저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산산조각이 났다. HIV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에는 가족조차 그를 버렸다. 그러나 그는 에이즈 환자들을 위한 자원봉사를 하기로 결심했다. 학교에 찾아가 HIV와 에이즈에 대해 알렸다. 에이즈로 죽어 가는 사람들을 위해 집까지 내줬다.

“나는 이 사람들의 엄마와 아빠, 모든 것이 돼 줄 거예요. 어려운 일이지만요.”

아브헤이 뱅(55), 라니 뱅(54) 씨 부부는 개발도상국의 어린이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부부는 1986년 존스홉킨스대에서 공중위생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인도 중부의 고향 가드치롤리로 돌아왔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살기로 결심한 것.

부부는 이곳에서 신생아 사망의 18가지 이유를 밝혀냈다. 인도 원주민인 곤드족은 임산부가 단식하는 관습이 있어 영양실조로 아이가 사망하는 일이 많았다. 이 지역 영아 사망률은 1999년엔 절반으로, 2003년엔 4분의 1로 떨어졌다.

캄보디아의 소크 팀(48) 씨는 하버드대 연구원인 앤 골드펠드 박사와 함께 1994년 ‘캄보디아 보건위원회(CHC)’라는 비정부기구(NGO)를 설립했다. CHC의 목표는 캄보디아에서 결핵을 물리치는 것.

1980년대 그는 국경에 있는 난민캠프에 살면서 결핵에 걸린 동료 난민들을 도왔다.

결핵은 6∼8개월간 매일 항생제를 투여해야 나을 수 있는데, 치료를 중단하면 다중항생 내성 결핵이 일어나 치료가 훨씬 더 어려워진다. CHC는 환자들에게서 치료를 마치겠다는 서약을 받은 뒤에 무료로 약을 지급했다. 이 전략은 적중해 지난해 말까지 환자 5000여 명이 결핵에서 탈출했다.

“난민캠프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인간의 가치와 존엄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중국의 관 이(43) 박사는 ‘조류독감 사냥꾼’이다. 광둥 성의 산터우(汕頭)대에서 일하는 그는 5년간 이 지역의 조류 10만 마리 이상에게서 생물학적 표본을 채집했다. 연구원들이 매일 시장에 가서 가금류의 피와 배설물을 모아왔다.

그 덕에 그는 H5N1의 250가지 변종에 대한 유전 암호를 정리할 수 있었다. 이것은 어떻게 조류독감이 이 지역에 널리 퍼질 수 있었고 바이러스는 어떻게 돌연변이를 일으키는지 정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줬다.

타임은 이 밖에 나이지리아에서 마약 퇴치에 앞장서 온 도라 아쿠닐리(51·여) 씨, 아프리카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인술을 베푸는 폴 파머(46) 씨, 말라리아와 싸우는 페드로 알론소(46) 씨, 지구촌 보건을 위해 60억 달러 이상을 기부한 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 씨 부부 등을 소개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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