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서 ‘포르노’까지 일곱색깔 유럽 영화

  • 입력 2005년 10월 6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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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이베리아'.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이베리아'.
마이크 리, 빔 벤더스, 카를로스 사우라, 다르덴 형제, 마이클 윈터보텀….

영화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유럽의 거장과 신예 감독들의 신작을 만날 수 있는 영화축제가 열린다.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리는 제6회 서울유럽영화제-메가필름페스티벌.

한국 영화의 약진과 할리우드 영화의 물량공세에 밀려 극장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유럽 영화의 성찬을 맛볼 수 있는 행사다. ‘내셔널 초이스’ ‘유러피안 뉴웨이브’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 등 3개의 메인 섹션과 특별전 등 총 5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개막작은 ‘8명의 여인들’ ‘스위밍 풀’을 만든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타임 투 리브’.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남자의 마지막 나날을 섬세하고 서정적으로 그린 영화다.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장피에르, 뤼크 다르덴 형제의 ‘차일드’와 감독상 수상작인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히든’, 올해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및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마크 로드문트 감독의 ‘소피 숄: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마이크 리 감독의 ‘베라 드레이크’ 등 국제영화제 수상작들도 감상할 수 있다.

‘지루하고 어렵다’는 유럽 영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날 수 있게, 보다 대중적이고 다채로운 색깔의 영화를 선보이는 것이 올해의 특징. 자세한 일정은 다음 주에 발표된다. www.meff.co.kr

○ 마이크 리 감독 등 거장들의 신작

‘내셔널 초이스’ 섹션을 통해 쟁쟁한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마이크 리 감독의 ‘베라 드레이크’는 성에 대한 억압과 낙태 문제를 다룬 영화. 1950년대 영국 런던, 평범하고 착한 주부 베라 드레이크가 어디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임신한 소녀들에게 낙태수술을 시켜주다가 법정에 서게 된다. 벨기에 작가주의를 대표하는 다르덴 형제의 ‘차일드’는 어린 커플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면서 그들의 인생이 변화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코믹한 서부극 ‘돈 컴 노킹’은 빔 벤더스 감독이 자신의 최고작 중 하나로 꼽은 영화. 한물간 할리우드 스타인 하워드가 그간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아들을 찾아 나선다는 내용으로 미국의 극작가 겸 배우 샘 셰퍼드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평범한 중산층 가족의 몰락을 다룬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히든’에는 다니엘 오테유와 쥘리에트 비노슈가 출연한다.

○ 유럽영화의 새로운 경향 느끼세요

새로이 각광받는 감독들의 젊은 감수성은 ‘유러피안 뉴웨이브’ 섹션을 통해 즐길 수 있다. ‘포르노그래픽 어페어’를 만든 프레데리크 퐁테인 감독의 ‘질의 아내’는 비극적이고 가슴 아픈 사랑의 배신을 다룬 작품. 세르주 프리드망 감독의 데뷔작 ‘나의 천사’는 상처 입은 두 영혼이 우연히 떠나는 여행을 그린 로드 무비로 주목된다.

○ 충격적 섹스 담은 화제작 심야 상영

충격적인 영상을 담은 화제작들이 심야 상영에서 선보인다. 포르노와 예술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대담한 성적 표현으로 매번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틴토 브라스 감독의 ‘두잇’, 실제 포르노그래피를 연상시키는 과감한 성적 장면들로 화제를 모은 마이클 윈터보텀의 ‘나인 송즈’ 등이 소개된다.

○ ‘이베리아’ ‘딥 블루’ 등 이색 다큐멘터리

특별전에서는 스페인의 거장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이베리아’가 주목된다. 열정적인 플라멩코와 클래식, 현대무용이 뒤섞인 영화로 발레리나 아이다 고메스 등 스페인이 배출한 세계적 스타가 등장한다. 알라스테어 포더길 감독의 ‘딥 블루’는 경이로운 깊은 바다 속을 배경으로 상어와 식인 고래, 북극곰과 물개 가족 등의 야생의 삶을 보여 준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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