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

  • 입력 2005년 9월 24일 0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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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능행 지음/275쪽·9500원·도솔

불교계 최초의 독립형 호스피스 마을인 정토마을을 건립해 삶의 마지막을 선고받고 죽음을 준비 중인 사람들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보살펴 온 비구니 능행 스님이 펼치는 이야기.

딸아이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엄마, 결혼을 2개월 남겨 놓고 급성 위암 판정을 받고 약혼자와 함께 온 스물여섯 아가씨, 자녀 3명을 모두 박사로 키웠지만 정작 자신은 돌보지 않아 외롭게 죽어간 어머니 등 쪽마다 애절하고 슬픈 사연이 소개된다.

능행 스님은 늘 죽음을 접하면서도 사람을 떠나보낼 때마다 좌절하고 절망해 운다. 떠나는 사람들은 생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해 고통스럽게 떠나기 때문이다. 스님은 떠나는 그들의 표정과 여운을 글로라도 남기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기록한 글들을 책으로 엮었다. 스님은 잘살다가도 어느 날 죽음이 닥쳐 질질 끌려가기보다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미소로 답하고 갈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죽음일까 하고 묻는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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