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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13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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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부터 방영되는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가을 소나기’(극본 조명주·연출 윤재문)의 주인공 박연서 역을 맡은 탤런트 정려원(24). 올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희진 역을 맡았던 그녀의 우는 연기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녀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MBC 경영센터 ‘가을 소나기’ 기자간담회장에서 만났다. 그녀가 맡은 ‘연서’는 식물인간이 된 친구의 남편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캐릭터. 연서는 친구의 남편을 사랑한다는 자책감으로 끊임없이 괴로워한다. 이번에도 슬픈 사랑을 하는 배역이다.
“처음에는 눈물 연기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감정 자체에 충실하기보다 잘 울어서 감동적으로 찍어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했거든요. 하지만 희진 역을 하면서 ‘남을 억지로 울리려고 하지 말자. 내가 정말로 슬프면 보는 사람들도 슬퍼진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제는 연서와 호흡이 같아져 우는 연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됐어요.”
이 드라마는 불륜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이규은(김소연)과 박연서(정려원)는 절친한 친구. 어느 날 둘은 각각 다른 곳에서 최윤재(오지호)라는 남자를 알게 되고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연서는 친구를 위해 윤재를 양보한다. 결국 윤재와 규은이 결혼한다. 그러나 규은이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고 연서와 윤재는 다시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삼각관계에 불륜이다? 아니에요. 사랑에 빠져 본 사람은 누구나 납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랑입니다. 겉으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가슴 속에 담는 사랑 있잖아요. 남자친구나 아내가 있어도 다른 사람을 보고 ‘저 사람 좋은 사람이다’라는 마음은 누구나 다 가질 수 있는 겁니다. 그걸 드러내느냐 아니냐의 차이죠. 연서의 사랑을 보면 ‘나 같아도 저럴 거야’라고 이해가 될 거예요.”
드라마 속에서 연서는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괴로워한다. 정려원은 “연서 같은 상황이라면 제 입으로는 시인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좋아할 것 같다”고 말한다. 지금의 그녀를 만든 ‘희진’의 그림자를 ‘연서’로 지울 수 있을까?
“‘내 이름은 김삼순’에 대한 부담도 크고…. 연서 역이 마치 고동색 같은 어두운 역이라 부담이 컸어요. 하지만 어두울 수밖에 없는 연서를 려원답게 밝게 표현해 보고 싶습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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