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TV영화/11일]올리브 나무 사이로 외

  • 입력 2005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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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나무 사이로’
‘올리브 나무 사이로’
◆올리브 나무 사이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로 국내에 알려진 이란 감독 아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작품.

영화인지, 아니면 실제인지 혼동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묘한 감정의 흐름을 잡아내는 감독의 솜씨가 탁월하게 표출된다.

영화 속 감독 케샤바르츠는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라는 영화에서 신혼 부부 역을 맡을 2명의 아마추어 배우를 찾는다.

남편 역을 맡은 청년이 말을 더듬자 허드렛일을 하던 호세인에게 남편 역을 맡기고 아내 역은 학생인 타헤레가 하게 된다. 문제는 남편 역을 맡은 호세인이 오래전부터 타헤레를 연모해 왔다는 것.

영화 속에서 타헤레와 호세인은 부부 역을 맡게 되고 호세인은 그들이 정말 부부였으면 하고 더더욱 간절하게 바란다. 끈질기게 청혼하고 구애하지만 끝끝내 타헤레는 말이 없고 타헤레의 할머니는 쌍수를 들고 반대한다. 이유는 그가 못 배운 가난뱅이에다 집도 절도 없다는 것.

언뜻 보기에 우스꽝스러운 연애희극 같지만 그 안에는 신분을 초월한 사랑이 얼마나 불가능한지에 대한 비판이 들어 있다.

당신만을 사랑하겠노라고, 제발 내 사랑을 받아들여 결혼해 달라고 애원하는 호세인에게서 점점 멀어져만 가는 타헤레, 그들을 묵묵히 쫓아가는 카메라의 시선이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는다.

자못 지루할 수 있지만 맘먹고 본다면 충분한 보답을 해 줄 영화. 원제 ‘Through the Olive Trees’(1994년·이란). 103분. 전체. ★★★★★

◆사소한 이야기들

아르헨티나의 벽지 주민 3명이 각각 도시로 향한다. 잃어 버린 개를 찾으러 혹은 짝사랑하는 과부의 아들을 놀래 주러 떠난 여행길이 사소한 욕망으로 가득 찬 인생사를 보여 준다. 아르헨티나 감독 카를로스 소린의 작품. 아르헨티나의 풍광 속에 펼쳐지는 색다른 질감의 로드 무비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 원제 ‘Historias Minimas’(2002년). 86분. 15세 이상. ★★★★

강유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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