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크엔드]뉴욕 ‘황토방 사우나’ 원더풀!

  • 입력 2005년 8월 26일 0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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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욕에서 각광받고 있는 ‘에어 브러싱 태닝’.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1주일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태닝 효과가 사라진다. 사진 제공 최영은 통신원
최근 뉴욕에서 각광받고 있는 ‘에어 브러싱 태닝’.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1주일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태닝 효과가 사라진다. 사진 제공 최영은 통신원
미국 암협회는 5월을 ‘흑색종(멜라노마)의 달’로 정해 미국인에게 흔한 피부암에 대해 경각심을 높였다.

그러나 올여름에도 가무잡잡하게 태워 아름다움과 건강미를 과시하는 피부에 대한 뉴요커들의 동경심은 가시지 않고 있다.

8월 한 달 내내 뉴욕 센트럴파크에는 수영복을 입은 채 선탠을 즐기는 뉴요커들로 가득하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패트릭 윌슨(32) 씨는 “낮에는 허드슨 강에서 보트를 항해하며 선탠을 즐기고, 밤에는 강변에서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여름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필자의 동료인 엘리자베스는 올해 벌써 세 차례 마이애미로 여행을 다녀왔다. 그녀는 자외선 차단제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필자에게 “내게 흐르는 쿠바인의 피를 속일 수 없다. 피부암으로 세상을 뜬다 해도 정열적인 여름 태양을 원없이 사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부암의 가능성을 경고하는 대형 캠페인에 겁먹은 일부 뉴요커들은 여름이 시작되기 전부터 태닝 살롱과 셀프 태닝 제품을 ‘조사’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뷰티 관련 잡지들도 다양한 가격대의 셀프 태닝 제품과 기기, 태닝 살롱에 대한 특집 기사를 실었다.

올해 봄에 새로 출시된 한 셀프 태닝 로션은 상점에 진열되기가 무섭게 동이 나는 바람에 옥션 사이트(www.auction.com)에서 경매가 붙었을 정도였다. 가장 기본적인 셀프 태닝 로션과 스프레이를 비롯해 쉽게 쓰고 버리는 티슈 제품과 보디 파우더 등 올해는 다양한 제품이 쏟아졌다.

태닝의 대체 수단으로 각광받던 ‘태닝 기기’가 피부에 해롭다는 보도가 나온 뒤 요즘은 ‘캘리포니아 태닝’이라는 이름의 에어 브러싱 태닝이 유행한다.

에어 브러싱 태닝은 태닝 원료를 피부에 골고루 분사하는 방식으로, 짧은 시간에 피부를 골고루 가무잡잡하게 만든다. 1주일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태닝 효과가 사라지므로 기분 전환용으로 즐길 수 있다.

최근 뉴욕에서 열린 한 패션쇼에서 만난 캐럴 트란타넬리(29·무역업) 씨도 실내에서 360도 각도에서 뿜어대는 에어 브러싱 태닝에 대한 열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름철 체모 제거에 대한 뉴요커들의 관심도 엄청나다.

뉴욕에서 몇 차례 이사를 다닌 필자는 어디를 가더라도 네일 살롱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뉴욕은 네일 살롱의 천국이다. 네일 살롱에서는 손톱, 발톱만 가꿔주는 게 아니라 얼굴, 팔, 다리 등 온몸의 체모를 제거하는 ‘왁싱’ 서비스와 헤어 살롱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름철 체모 제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비키니 왁스’. 비키니 수영복 라인 주위의 체모를 없애는 비키니 왁스는 뉴요커들에게 익숙한 일이다.

특히 최근에는 음모를 완전히 없애는 ‘브라질리안 왁스’가 관심을 끌고 있다. 올여름에는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셀프 브라질리안 왁싱 제품이 편의점의 진열대에 나오기도 했다. 마돈나, 귀네스 팰트로 등 스타들이 브라질리안 왁싱 서비스를 받는 곳으로 유명한 뉴욕 미드타운의 한 살롱은 몇 주 전에 사전 예약을 해야 할 정도다.

뉴욕의 럭셔리 스파들은 이탈리아 머드, 헝가리 소금, 샴페인 오일 포도 등 고급 자연 원료를 이용하는 전신 수분 보급과 각질 제거 서비스로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흥미롭게도 뉴욕의 럭셔리 스파들 사이에서 ‘코리안 스타일 엑스폴리에이팅(Korean Style Exfoliating)’이라고 불리는 때밀이와 ‘드라이 이글루 사우나(Dry Igloo Sauna)’라는 이름의 황토방이 새로운 보디 케어 시스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뉴요커들은 8월 한 달 내내 태양빛에 그을렸든, 태닝 기기로 만들었든 ‘태양이 키스한(Sun kissed)’ 아름답고 구릿빛 나는 피부를 뽐내는 데 여념이 없었던 듯하다.

뉴욕=최영은 통신원 blurch@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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