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5년 8월 3일 03시 14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지난달 3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소프라노 조수미(사진)와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의 듀오 공연. 2부 순서가 끝나고 청중들의 갈채 속에 흐보로스토프스키가 홀로 걸어 나오자 객석에 앉아있던 공연 주최 측 관계자들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대형 공연에는 변수가 많아 신경이 민감해져있던 터였는데 앙코르 첫 순서로 예정된 모차르트 ‘마술피리’의 듀엣이 흐보로스토프스키가 혼자 부르는 이탈리아 민요 ‘오 솔레미오’로 급작스레 대체됐기 때문.
대다수 청중이 모르고 있던 3분여의 긴장은 잠시 뒤 조수미가 새 옷으로 갈아입고 화사한 웃음을 지으며 등장하자 풀렸다. “수미 씨가 관계자들은 모르게 앙코르 곡을 부를 때 입을 새 드레스를 준비해두고 있었어요. 2부 순서가 끝나고 갈아입을 시간이 충분치 않자 수미 씨가 ‘안되는데’ 하며 당황했고, 흐보로스토프스키 씨가 ‘염려 말아요. 일단 혼자 나갈게요’라며 씩 웃음지은 뒤 걸어나갔죠.” 무대 뒤에 있던 한 공연 관계자의 설명.
조수미가 앙코르용 ‘세 번째 드레스’를 공연 관계자에게도 감추어둘 정도로 성의 있게 준비한 이날 공연은 앙코르와 이어지는 갈채만 30여 분에 이를정도로 열광적인 환호 속에 끝났다.
당초 네 곡이 예정됐던 앙코르곡은 여섯 곡으로 늘어났고, 두 사람이 ‘사진찍기 좋은’ 포즈를 취해주자 1층 관객들이 ‘폰카’를 들고 록이나 팝 콘서트처럼 우루루 앞으로 달려 나가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