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황규태씨, 1960년대 사진 합성 전시

  • 입력 2005년 6월 21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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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태 작 '1960년대를 보다'(2002년)
황규태 작 '1960년대를 보다'(2002년)
사진작가 황규태(65)의 서울 성북동 작업실에는 ‘암실’이 없다. 컴퓨터와 대형 접사(接寫)용 렌즈가 전부다. 그는 카메라를 메고 이곳저곳을 다니기 보다는 컴퓨터 앞에 주로 앉아 있다.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확대해 찍거나 마우스를 움직여 컴퓨터 상 사진들을 합성해 출력하는 게 그의 작업이다. 사진작가들이 암실에서 하는 확대, 축소, 톤 조정 등 모든 것을 컴퓨터로 해결한다. 황규태의 독창성은 바로 ‘상상력’에 있다. 경기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 3층 제5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황규태, 1960년대를 말한다’전은 그의 상상력을 제대로 엿볼 수 있는 전시다. 그가 1960년대 초 찍었던 자신의 흑백사진들을 모니터 화면에 띄운 뒤 마음 내키는 대로 확대해 출력한 570여 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벽에 걸린 사진들은 옛날 기억의 무수한 파편 같다. 때 묻은 낡은 옷을 입고 맨 땅에서 노는 아이들 얼굴, 두툼한 엄마의 젖과 아이의 꼬물거리는 입술, 하이힐을 신은 여자의 발등, 광주리를 이고 가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제멋대로 확대되어 있다. 10월 30일까지. 02-2188-6000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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