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5년 6월 18일 07시 56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머릿속에 늘 기막힌 계책이 영글어 있었던 방통. ‘와룡(제갈량)과 봉추(방통) 둘 중 한 사람만 얻어도 능히 천하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천하대세를 환히 들여다보았다. 임기응변에 능했던 그의 책략은 절묘했고 술수는 날렵했다.
“무력으로 빼앗되 법도로 다스리자”며 유비를 설득해 익주를 손에 넣고자 했던 방통의 생각은 옳았다. 그가 있었기에 유비는 천하삼분의 대업을 이룰 수 있었다.
방통이 그렇게 빨리 죽지만 않았더라도 유비와 촉나라의 운명은 어찌 되었을지.
그러나 방통은 지나치게 변화를 중시한 반면 인의(仁義)를 경시했다는 비판을 듣는다. 변화에도 한계가 있어야 정도(正道)로 돌아갈 수 있는 법!
이 책은 변화와 혁신의 키워드로 풀어쓴 인물열전이다. 중국 역사에 명멸(明滅)했던 절세 영웅들의 치국의 경륜과 처세 철학을 담았다.
하 은 주 삼대에서 춘추전국시대까지, 양한 시대에서 명청 시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관통했던 변법(變法)운동을 통해 저자는 묻는다. 변화하지 않고 무엇을 이루려 하는가(不變者不得天下)?
열강의 침략으로 국가의 운명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었던 청나라 말기, ‘변화로 변화에 맞섰던’ 증국번. 가히 변화와 혁신의 귀재라할 만하다.
그는 도가의 성인인 ‘내성(內聖)’에서 세상을 도(道)의 길로 인도하는 ‘외왕(外王)’으로, 그리고 심신을 닦는 ‘수신(修身)’에서 천하를 평정하는 ‘평천하(平天下)’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어찌 덕(德)과 인의만으로 대업을 성취하랴. 고래로 역사는 자애로운 군주보다 독재자에 관대했다.
철저한 실용주의자였던 주원장. 그에겐 영원한 벗은 없었다. 영원한 이득이 있을 뿐이었다. 사무치는 원한을 가진 자라도 너그러이 용서했으나 동고동락한 측근이라 하더라도 비위에 거슬리면 서슴없이 목을 벴다.
포로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군세(軍勢)에 따라 처우를 달리 했으니 초기엔 포로들의 상처를 치료해준 뒤 되돌려 보내주었고 세력이 강성해지자 무자비하게 처단했다.
‘후환을 없앨 땐 인정(人情)을 잠시 잊는다’던 자희태후나, ‘남을 해치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었으며 남을 의심하는 마음은 더욱 심하였다’던 위안스카이의 몸에도 주원장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원제 ‘變經’(2003년).
이기우 문화전문기자 keywo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