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난 알고 싶은 게 너무 많아!’

  • 입력 2005년 4월 8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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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알고 싶은 게 너무 많아!/오스카 브르니피에 지음·박창호 옮김·박우현 해설/109쪽·9000원·녹색지팡이 (초등 4학년 이상)

질문1. “왜 깊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할까?”

―생각을 해야 똑똑한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 하지만, 똑똑한 사람은 언제나 똑똑한 생각만 할까?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 사람은 똑똑해질 수 없는 걸까? 생각을 해야 똑똑해지는 게 아니라 먼저 똑똑해야 생각을 잘하는 건 아닐까?”

―바보처럼 보이지 않으려면 생각을 해야 해요.

“그래. 하지만, 뭔가를 골똘히 생각할 때도 바보처럼 보이지 않을까? 남들의 눈길이 신경 쓰이면 과연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을까? 또 늘 똑똑하게 보여야만 할까?”

질문2. “우리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하는 걸까?”

―나는요, 내게 재미있는 것들만 알고 싶어요.

“그래. 하지만, 네게 재미있는 게 뭔지를 알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너는 항상 같은 것에만 재미를 느끼니? 재미있는 게 변하기도 하던데….”

철학은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대답이라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 그것이 철학의 시작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질문과 대답의 형식으로 구성된 이 책은 생각하는 힘을 길러 주는 어린이를 위한 철학책이다.

이 책에 나오는 질문들은 어린이 철학학교를 운영했던 저자가 아이들과 나눈 대화를 토대로 했다. “상상은 왜 필요할까” “학교는 왜 가야 할까” 등 쉬우면서도 어려운 여섯 가지 질문들을 통해 인식론의 문제를 다뤘다.

질문마다 ‘꼬마 철학자를 위한 귓속말’, ‘물음표 박사님이 물을 주는 생각의 씨앗’ 등의 도움말을 붙여 아이들의 이해를 도왔다.

사고(思考) 훈련을 시키겠다는 욕심에서 아이에게 억지로 대답을 이끌어 내려 하지 말고, 일상 속에서 ‘생각 놀이’를 즐기도록 해 보자. 이 책에서 아이의 어떤 대답에 대해서도 “그래”라는 말로 일단 긍정해 주고 있는 것도 부모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총 5권으로 이루어진 ‘생각하는 학교’ 시리즈의 첫 권. 아울러 자아의 존재론적 질문들을 담은 2권 ‘내가 누구인지 나도 궁금해!’도 이번에 함께 출간됐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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