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희 명창 의정부 공연봉사 소자들 추임새 넣으며 박수

  • 입력 2005년 1월 19일 18시 22분


“자, 놀부가 화초장을 메고 흥부네 집을 나서는디∼.”

명창 신영희(申英姬) 씨가 19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교도소에서 흥겨운 몸짓을 섞어가며 흥부가 한 자락을 구성지게 뽑아냈다.

관객은 이미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재소자 600여 명. 재소자들은 “좋다, 잘한다”는 추임새를 넣으며 연방 박수를 보냈다.

신 씨의 제자들과 오은명 예술단, 해금 연주자 백인영 씨 등도 함께 출연해 부채춤과 가야금 병창을 선사했다.

특히 백 씨가 ‘목포의 눈물’ ‘굳세어라 금순아’ 등 귀에 익은 가요를 해금으로 연주하자 재소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재소자 김모 씨(39)는 “공연 자체도 흥겨웠지만 유명한 국악인들이 우리를 위해 열창하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지인의 부탁을 받은 신 씨가 동료들에게 자원봉사 형식으로 공연하자고 제의해 이뤄졌다.

신 씨는 “교도소 공연은 30여 년 전에 해보고 처음인데 관객들이 예상보다 훨씬 좋은 반응을 보여 기쁘다”며 재소자들을 향해 “내가 다음에 다시 꼭 올 텐데 그때는 여러분 가운데 어느 누구도 여기에 있으면 안 됩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의정부=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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