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남성’ ‘강한 여자’… 남자 67% 여자 57% 兩性型 분류

  • 입력 2004년 12월 26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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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회사원인 홍기선 씨(27)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얼굴에 마스크팩을 바른다. 그는 잦은 야근으로 피부가 상하면 “회사에서 게으른 사람으로 낙인 찍힌다”고 생각한다.

여자 회계사인 박정희 씨(26)는 데이트할 때 남자친구보다 돈을 더 낸다. 많이 버는 사람이 더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게 박 씨의 지론.

전통적인 남녀간의 성(性) 영역이 무너지고 있다. 남성과 여성의 고유 영역이 허물어지면서 ‘양쪽 성의 장점’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

제일기획이 17∼39세의 남녀 300명(각 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6일 발표한 ‘2004년 우리 시대의 남녀의 조용한 혁명’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의 66.7%, 여성의 57.3%는 ‘양성(兩性)형’으로 분류됐다.


제일기획은 이성(異性)의 장점을 추구하는 남성을 ‘미스터 뷰티(Mr. Beauty)’, 여성은 ‘미즈 스트롱(Ms. Strong)’으로 규정했다.

▽‘미스터 뷰티’=‘요리가 취미’라고 자신 있게 공개한다. 조사 대상의 62.7%는 남자도 화장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75.3%는 경제적으로 능력 있는 여자친구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19∼24세 남자 대학생들은 ‘꽃미남’ ‘메트로섹슈얼’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외모가 경쟁력인 시대임을 인정했다. 화장품 사용, 꽃무늬 셔츠 착용 등에 거리낌이 없다. 그렇다고 여성적인 남성은 아니다. 가수 ‘비’와 탤런트 강동원 등은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하면서도 여성적인 면도 있다.

25∼34세 미혼 직장인은 대학생만큼 예쁜 얼굴에는 집착하지 않지만 자기관리에 철저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외모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다.

28∼39세 기혼 직장인은 강인하고 남성 중심적인 사고를 거부하고 부드럽고 섬세한 남자가 되려고 노력한다.

▽‘미즈 스트롱’=덩치 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동경하는 강한 여성이다. ‘여자도 가급적 힘이 센 것이 좋다’(53.3%)고 생각하며 ‘가전제품의 작은 고장은 직접 고치는’(54.0%) 식이다.

19∼24세 여대생들은 귀엽고 여성스러운 외모보다는 섹시하고 강인함을 추구했다. 맘에 드는 남자에게는 먼저 프러포즈하고 키스 등을 요구한다.

25∼34세 미혼 직장여성은 ‘직장의 꽃’이 되기보다는 능력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한다. 일은 필수지만 결혼은 선택이다.

28∼39세 기혼 여성은 일과 가정 모두에 충실하기 위해 철저하게 시간을 분배한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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