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세계의 비경]아프리카<3>가든 루트 下

  • 입력 2004년 11월 4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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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유영하는 인도양 바다를 마당삼아 사는 곳, 나이스나. 누구나 한번쯤 살고 싶어하는 낙원 같은 곳이다. 사진은 나이스나의 더 헤드(The Head). -웨스턴케이프(남아공)=조성하기자
고래가 유영하는 인도양 바다를 마당삼아 사는 곳, 나이스나. 누구나 한번쯤 살고 싶어하는 낙원 같은 곳이다. 사진은 나이스나의 더 헤드(The Head). -웨스턴케이프(남아공)=조성하기자
아프리카 남단(남아공의 케이프 지역)은 ‘희망의 땅’이다.

가든 루트(국도 N2)는 바로 이 ‘희망의 땅’ 케이프 지역을 동서로 잇는 멋진 여행길이다. 대서양변의 케이프타운(웨스턴케이프 주)과 인도양변의 포트엘리자베스(이스턴케이프 주) 사이로 내륙의 산악과 두 대양의 해안을 두루 지나며 멋진 풍경과 추억을 선사한다.

조지는 가든 루트 중간쯤에 있는 휴양도시. 거대한 고래가 한가로이 자맥질하는 인도양, 해안을 병풍처럼 감싸 안고 있는 우테니쿠아 산맥, 아름다운 라군(석호·바닷물로 이루어진 해변의 호수)과 비치가 번갈아 나타나는 그림 같은 해안. 산과 바다의 전망이 좋은 해발 228m 고지의 도시(인구 9만4000명)다.

○ 꽃의 천국 조지

더 헤드 절벽 안쪽에 형성된 라군(석호)을 끼고 있는 나이스나의 주택가.

이 도시는 1811년 잉글랜드의 왕 조지3세가 자신의 영토로 선언하면서 ‘조지타운’이라고 불리게 됐다. 그 상징은 당시 건설한 폭 91m의 가로수 거리다. 강렬한 햇볕으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하고 도시를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만든 이 거리는 당시로는 혁신적인 것. 좋은 토양과 온화한 기후까지 갖춰 숲과 꽃으로 뒤덮이게 됐고 지금은 ‘꽃의 천국’으로 불린다.

조지는 가든 루트의 교통 요지. 북쪽 우테니쿠아 산맥을 넘는 고개를 지나 리클 카루라는 내륙도시를 통과하는 국도 N12의 교차로다. 또 케이프타운과 조지 동편의 아름다운 호수해안 휴양타운 나이스나를 잇는 철로가 지나고 주요 공항과 연결되는 항공기도 운항된다. 지난해 프레지던트컵 골프대회가 열린 팬코트 리조트가 여기에 있다. 내년 2월에는 여자월드컵 골프대회도 열린다.

조지에서 N12 도로를 따라 우테니쿠아 고개를 넘으면 오초른에 닿는다. 이곳은 19세기 타조 깃털 가격이 금값과 같아 한때 세계 최대의 부촌을 이뤘던 타조농장 타운. 지금은 관광지로 변해 타조 타기 체험도 하고 타조 고기로 만든 요리도 맛볼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깃털 값이 금값을 호가하던 전성기에 지은 농장주의 저택인데 지금은 국가기념물로 보호 받고 있다. 겉은 평범해 보여도 자재가 당대 세계 최고다. 실내 대리석은 이탈리아, 목조(티크) 실내 장식은 인도, 지붕 기와는 벨기에, 유리(스테인드글라스)는 네덜란드산 등으로 이런 건물은 전 세계에서 여기뿐이라고 한다. 여기서 파는 타조 털 먼지떨이와 타조 알 조각은 훌륭한 기념품이다.

○ 푸른 인도양, 붉은 절벽

조지로 돌아와 가든 루트(N2)를 따라 동쪽으로 더 가면 라군에 들어선 휴양타운 나이스나에 닿는다. 이 이름은 “나이스(Nice), 아하?(좋지?)”라는 말에서 왔다고 한다. 산 아래는 울창한 숲, 그 앞 해변에는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가 더 없이 아름답다.

차를 몰고 해안의 절벽 ‘더 헤드’를 올랐다. 고급 주택이 빽빽이 들어선 절벽 정상의 마을 코니 글렌의 전망대. 마주한 두 절벽의 좁은 틈새로 들어온 바다는 해안의 석호와 연결되면서 둥글고 넓게 만을 이룬다. 마을은 그 호숫가에 형성됐다.

절벽 뒤쪽으로 돌아가니 ‘더 헤드’의 두 절벽과 대양이 만나는 바다가 보인다. 석호를 두른 서산 아래로 지는 석양을 감상하기에 좋다. 붉게 물든 절벽 뒤로 푸른 인도양과 파란 하늘이 좋은 대조를 이룬다. ‘남아공의 발견’의 저자 T V 불핀은 이렇게 썼다. “누구든 정년퇴직 후에 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라고.

이 석호에서 양식하는 굴도 유명해 매년 7월에는 ‘나이스나 오이스터 페스티벌’이 열린다. 호반의 워터프런트는 낚싯배가 정박하는 아담하고 예쁜 선창으로 주변에 맛있는 식당이 많다.

웨스턴케이프(남아공)=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여행정보▼

찾아가기 △남아공=직항 편이 없어 홍콩에서 사우스아프리칸 항공(홍콩∼요하네스버그 직항·11시간30분 소요·www.flysaa.com) 이용. 한국사무소 02-775-4697∼8 △가든 루트=케이프타운 혹은 조지, 포트엘리자베스에서 출발. 자동차 여행이 좋다. 일정은 3, 4일이 적당.

홈페이지 △조지=www.georgetourism.co.za △나이스나=www.visitknysan.com △웨스턴케이프=www.capetourism.org △가든 루트=www.capegardenroute.org △남아공 관광청=www.satour.org

패키지 여행상품=크루거 국립공원 게임리저브 사파리, 케이프반도 투어 등 남아공은 물론

나미브사막(나미비아), 빅토리아폭포(짐바브웨), 로보스 트레인(호화관광열차), 팬코트 리조트(골프)를 섭렵하는 다양한 패키지가 있다.

문의 인터아프리카(www.interafrica.co.kr) 02-775-7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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