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화씨 “독일인의 한국노래 들어보세요”

  • 입력 2004년 9월 6일 18시 59분


독일 아카펠라 그룹 ‘레이디스 토크’의 멤버들. 왼쪽부터 바바라 마이어, 지나 린드너, 정금화, 알렉산드라 피쉐, 크리스티어네 웨틀. -김미옥기자
독일 아카펠라 그룹 ‘레이디스 토크’의 멤버들. 왼쪽부터 바바라 마이어, 지나 린드너, 정금화, 알렉산드라 피쉐, 크리스티어네 웨틀. -김미옥기자
“독일인들은 ‘아리랑’ 등 한국 노래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한국 무대에서 독일 사람이 한국어로 노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늘 해왔죠.”

독일 5인조 여성 재즈 아카펠라 그룹 ‘레이디스 토크’의 리더 정금화(46)가 이 그룹을 이끌고 최근 내한했다. ‘레이디스 토크’는 이달 중순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한다. 이 그룹은 정규 음반을 낸 적은 없으나 유럽의 재즈나 아카펠라 페스티벌에 단골로 초대되며 300회의 라이브 공연을 가진 바 있다.

정금화는 이 그룹의 산파역을 했다. 1978년 한양대 중창단 ‘징검다리’에서 활동했던 그는 93년 재즈를 공부하러 독일로 갔다가 내친 김에 그곳의 여성 가수 4명과 함께 그룹을 결성했다. 그는 10∼20년 어린 멤버들과 음악적 화음보다 인간적 화음을 맞추는 게 더 어려웠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눈만 마주쳐도 서로 마음이 통할 정도다. 자주 부르는 레퍼토리에도 ‘징검다리’가 78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여름’을 비롯해 ‘뭉게구름’ ‘꿈꾸는 백마강’ 등 한국 노래들이 들어 있다.

“우리 멤버들의 한국어 발음은 외국인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예요. 여성으로만 구성돼 베이스(저음)가 부족하다는 말도 듣지만,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발산하는 강점도 있어요.”

그가 한국에 온 것은 3년 만이다. 그동안 개인 자격으로 오갔으나 이젠 그룹의 리더라는 ‘공식 직함’을 들고 왔다. 정금화는 “그룹을 이끌고 왔더니 왕영은 임백천 배철수 유열씨가 서로 자신들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달라고 난리”라고 말했다. ‘레이디스 토크’는 9일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출연 예정이며, 앞으로 SBS TV ‘가요쇼’ 등에도 나올 예정이다. 왕영은은 ‘징검다리’에서 함께 활동했고, 임백천 배철수 유열은 무대에 나란히 선 적이 많다. ‘레이디스 토크’ 공연은 17일 오후 8시, 18일 오후 3시, 서울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 02-720-3933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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