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진행자 전면교체 추진 논란…“反개혁적 멘트 많아…”

  • 입력 2004년 9월 6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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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반개혁적’이라는 이유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의 MC를 가을 개편 때 대폭 교체할 예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씨 미화 방송과 탄핵 관련 방송 등으로 불거진 ‘코드 방송’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KBS가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 고흥길(高興吉·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연주(鄭淵珠) 사장은 지난달 19일 열린 시청자위원회에서 조원석(趙源錫) 라디오본부장에게 “최근 1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반개혁적인 멘트가 많다는 말에 대해 말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임헌영(任軒永) 시청자위원장도 “운전할 때 꼭 1라디오를 고정시켜 놓는데 너무나 (반개혁적인 멘트를) 많이 들어서 ‘왜 이러나’ 이럴 정도”라고 가세했다.

이에 조 본부장은 “(시사 프로그램에) 개혁적인 사람도 나오지만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도 나와서 토론하다 보면 개혁적인 사람들이 논리에서 밀리는 경우가 간간이 있다”며 “아무래도 진행자의 미숙함 때문이 아니겠나 해서 그런 진행자는 이번 개편에 전부 교체할 예정이고 패널 선정에도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개혁적인 사람들이 밀리면) 전반적인 인상이 그렇게 (반개혁적으로)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절대 의도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KBS 시청자위원회는 10∼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프로그램에 관한 의견 제시 및 시정 요구를 할 수 있는 기구이다.

이에 대해 고 의원은 “보수적인 사람은 토론에서 이겨서는 안 되게끔 하겠다는 발상”이라며 “편파 방송 모의에 대해 KBS 사장은 사과하고 시청자위원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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