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한 부부생활 가꾸기’ 마가스님이 나섰다

  • 입력 2004년 8월 22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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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 스님(가운데)이 22일 저녁 마곡사 개울가에서 휴식시간에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부부들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공주=지명훈기자
마가 스님(가운데)이 22일 저녁 마곡사 개울가에서 휴식시간에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부부들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공주=지명훈기자
“현대의 부부들은 몸은 같이 있지만 마음은 떨어져 있어요. 그래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 하죠.”

스님이 화목한 부부 생활을 돕는 ‘부부교실’을 열었다. 충남 공주의 마곡사 포교국장 마가 스님(53)은 20일부터 22일까지 ‘제1회 부부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퇴직 후 아름다운 시간을 갖고 싶다는 70대 부부부터 신혼 생활을 설계하고 싶다는 20대 부부까지 11쌍이 참여했다.

이들은 ‘배우자 소개’ ‘감사 명상’ ‘유서쓰기’ ‘절 명상’ 등을 통해 부부간의 벽을 허물어 갔다. 경기 부천에서 온 김모씨(75)는 남편(79)이 배우자 소개를 하며 부부생활 40여년 만에 처음 고백하듯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자 눈물을 글썽였다. 두 부부는 프로그램 마지막 날 저녁식사 시간에는 조금은 어색해하면서도 비빔밥을 서로 떠 먹여주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구나, 겠지, 감사(다행)’ 명상을 통해 배우자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이해를 높여 갔다. 이는 부부간에 가장 괴로웠던 일을 떠올리며 “∼구나”라고 사실을 인정한 뒤 “∼겠지”라며 입장을 바꿔 이해해 보고 “∼해 감사하다(다행이다)”라며 원망을 감사로 바꾸는 명상 방식이다.

마가 스님이 이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어린시절 부모의 불화로 적지 않은 고통을 겪었기 때문. 출가 후 수많은 신도를 상담하면서 부부 문제가 가정과 사회문제의 근원임을 절감하게 됐다.

“꼭 경험해 봐야 아는 건 아니지요. 명상은 내면 관조를 통해 스스로 (배우자와의 관계에 있어) 자신의 문제점을 알아차리게 합니다. 건강한 부분을 강화해 약한 부분을 치료하죠. 환부에 직접 칼을 대려는 일반 부부 프로그램과는 달라요.”

명상에 정통한 마가 스님은 중앙대 등에서 ‘내 마음 바라보기’라는 교양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또 인터넷 카페 ‘기쁨 나누는 공동체’(http://cafe.daum.net/jurira) 등을 통해 불교의 대중화도 적극 꾀하고 있다.

공주=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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