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몰고 다니는 스타기자 등장…MBC 김혜성 왕종명 등

  • 입력 2004년 8월 5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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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회원수를 자랑하는 팬카페의 주인공들인 MBC의 성지영(왼쪽)과 김혜성 기자. 두 기자는 정규 뉴스 외에도 시사나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청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사진제공 MBC
많은 회원수를 자랑하는 팬카페의 주인공들인 MBC의 성지영(왼쪽)과 김혜성 기자. 두 기자는 정규 뉴스 외에도 시사나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청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사진제공 MBC
“8월6일은 왕 기자님의 생일입니다.”

“드디어 김혜성 기자님이 귀국하셨어요.”

최근 방송 기자들의 인터넷 팬 카페에 올라온 글들이다. 이들 팬 카페에는 기자가 보도한 뉴스, 출입처 변경 소식, 결혼설, 용케 구한 가족사진까지 수시로 업데이트 된다.

인기 연예인이나 앵커가 아닌 방송기자들도 대중의 흠모의 대상이 되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방송기자들의 팬 카페는 18개 정도. 이 중 14개가 MBC기자들의 팬 카페이며 5일 현재 가장 많은 회원수를 확보한 기자는 MBC의 성지영(981명) 김혜성(773명) 왕종명(476명) 기자다.

가장 팬들이 많은 성지영 기자(28)의 경우 2002년 8월 팬카페가 개설됐다. 팬 카페에 들어가면 가슴선이 깊게 패인 민소매 원피스 차림의 사진이 먼저 뜬다. ‘또랑또랑한 눈매와 야무진 말투’가 인기 요인이라는 평이다.

김혜성 기자(27)는 5월 연예오락 프로그램 ‘대한민국은 통화 중’에 패널로 고정 출연하면서 얼굴이 알려졌다. 올 6월 이라크 바그다드 특파원으로 활약하면서 인기가 상승세를 탔고 ‘바그다드 흑장미’라는 애칭도 얻었다. 팬들은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나라에 예쁜 혜성님이 계시다는 것이 안타까워요”(‘조PD’) “7월3일 바그다드에서 빠져나오셨고, 20일경 귀국하신답니다”(‘와이비 노멀’) 며 그의 근황을 쫓고 있다.

왕종명 기자(31)는 뉴스 외에 고정 출연한 프로그램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회원수가 꽤 많은 편이다. “우연히 뉴스를 보다 잘 생긴 얼굴이 눈에 띄어서 팬이 됐다”(‘dada’) “기자님 손가락의 은색 반지가 커플링인가요”(‘플로라’) 등 게시물에서 보듯 말쑥한 외모가 팬들을 모으고 있다.

유독 MBC에 ‘스타’ 기자들이 많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직보다 개인을 강조하는 조직 문화를 꼽는다. MBC 강성주 보도국장은 “기자들이 개인기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연예오락 프로그램에 기자를 고정 패널로 출연시키는 파격을 시도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라는 설명이다.

허행량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송 보도에서도 스타 시스템은 적극 권장할 만한 마케팅 전략”이라며 “그러나 스타 기자의 수명을 늘리고 뉴스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과대 포장하기보다 취재력과 전문성을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철환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도 “외적 매력이 아닌 내적 능력으로 스타가 된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인턴 기자 유재인(이화여대 광고홍보학과 4학년)씨도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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