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준7단의 결정적 장면]흑2 사석전법에 백 충격

  • 입력 2004년 7월 9일 18시 42분


제17회 후지쓰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전

○요다 노리모토 9단 ●박영훈 6단

263수 끝 흑 1집반승

‘어린 왕자’ 박영훈 6단은 후지쓰배 결승전에 오르기까지 유키 사토시, 야마시타 게이고, 장쉬 9단 등 일본의 젊은 강자들을 물리쳐 ‘일본 킬러’로 부상했다. 마지막 결승 상대도 일본 선수인 메이진(名人) 요다 노리모토 9단.

초반에 흑이 네 귀에서 실리를 차지하며 앞섰지만 백이 중앙 집을 키우며 많이 따라왔다.

장면도 백 1은 평범해 보이지만 미세한 형세를 뒤집기 위한 노림수. 이 수에 대해 덜컥 참고도 흑 2로 받으면 백은 3을 선수하고 5로 귀에 뛰어든다. 이 그림은 백이 우세하다.

백 1에 응수하지 않고 실전도 흑 2로 중앙 한점을 기어 나온 것이 박 6단의 승부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수. 백 13까지 흑 석점을 백에 내줬지만 흑은 선수를 잡았다. 박 6단은 흑 14로 중앙 백집을 삭감하면서 우세를 계속 유지했다. 백의 추격 의지를 꺾은 돋보이는 사석작전이었다. 이 바둑을 진 요다 9단은 대국 직후 열린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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