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7월 9일 17시 54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이 불완전성이야말로 인간을 ‘처형된 존재’로 만드는 운명의 원천이다. 인간의 불완전성은 죄를 낳고 죄는 고통을 낳는다. 모든 욕망과 증오, 모든 살육과 비명, 모든 구토와 경련과 발작들은 불완전성의 산물이다.
‘현의 노래’는 이 불완전성을 소리(예술)를 통해 넘어서려는 한 인간의 이야기다. 작가가 그의 형상을 발견한 것은 삼국사기의 짧은 문장에서였다. “가야인 우륵은 가야금을 만들어 연주하던 악사였다. 나라가 어지러워지자 그는 신라로 도망쳤다.”
작가가 매혹되었다는 ‘도망쳤다’라는 말 속에는 인간의 불완전성이 살아 꿈틀거린다. 이 꿈틀거림의 수평적 형상이 소리의 수직적 형상과 정교하게 직조된 소설이 ‘현의 노래’다.
정찬 소설가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