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오페라 ‘하멜과 산홍’ 내달 9~13일 초연

  • 입력 2004년 5월 26일 18시 31분


조선에 표류한 네덜란드인 하멜과 제주 목사의 딸 산홍 사이 가상의 사랑을 그린 오페라 ‘하멜과 산홍’이 무대에 오른다. 산홍 역의 소프라노 김향란씨(왼쪽)와 하멜 역의 테너 이응진씨.-사진제공 화희오페라단
조선에 표류한 네덜란드인 하멜과 제주 목사의 딸 산홍 사이 가상의 사랑을 그린 오페라 ‘하멜과 산홍’이 무대에 오른다. 산홍 역의 소프라노 김향란씨(왼쪽)와 하멜 역의 테너 이응진씨.-사진제공 화희오페라단
‘제주에 표류한 하멜이 조선 여인과 사랑에 빠졌다면…?’

1653년 조선의 제주도에 표착했다가 13년 뒤 탈출, 유럽 세계에 ‘코리아’를 알린 네덜란드 선원 H 하멜의 이야기가 오페라로 만들어진다. 극작가 최종림씨가 대본을 쓰고 독일 작곡가 프랑크 마우스(베를린음대 교수)가 곡을 붙인 창작오페라 ‘하멜과 산홍’. 6월 9∼13일 오후 7시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오페라 줄거리 중 하멜의 러브 스토리는 역사책에 기록되지 않은 ‘픽션’이다. 제주 목사의 외동딸 산홍은 어느 날 우연히 포졸에게 쫓기던 파란 눈의 청년 하멜을 숨겨주게 되고, 둘 사이에는 사랑이 싹튼다. 그러나 하멜 일행이 서울로 압송되면서 두 사람은 이별하고, 집안의 몰락과 함께 기녀로 전락한 산홍은 운명처럼 하멜과 재회하지만, 하멜은 고향으로의 탈출을 꿈꾼다.

극을 쓴 최종림씨는 “하멜 일행 중 몇몇은 유배지인 전남 곡성과 여수에서 여염집 여인과 살았고 아이까지 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들의 불운한 운명과 사랑에 대한 상상력이 발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작곡가 마우스씨는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의 공연에서 성악코치를 맡기도 한 반주 전문 피아니스트 출신. 작곡가 자신의 짙은 개성을 강조하기보다는 하멜이 부르는 ‘귀향의 노래’, 산홍이 부르는 ‘이별의 아리아’ 등에서 누구의 귀에나 감미롭게 와 닿는 멜로디로 호소하는데 작곡의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1973년부터 7년간 파리 오페라극장 연출 감독을 지낸 독일인 미하엘 디트만이 맡는다. 무대감독도 독일인 마틴 루프레히트. 하멜 역은 테너 박치원 이응진씨, 산홍 역은 소프라노 김향란 이정아 이에스더씨가 번갈아 맡는다. 지외르지 라트가 지휘하는 서울시교향악단과 서울시합창단이 출연한다. 3만∼20만원 (학생 1만원). 02-399-1785, 1588-7890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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