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녹차 한모금…건강 두모금

  • 입력 2004년 5월 16일 17시 19분


녹차는 부작용이 거의 없어 마음놓고 즐겨도 무방하다. 남녘 재배지에서 막 햇차를 따고 있는 손을 클로즈업했다. 사진제공 (주)태평양
녹차는 부작용이 거의 없어 마음놓고 즐겨도 무방하다. 남녘 재배지에서 막 햇차를 따고 있는 손을 클로즈업했다. 사진제공 (주)태평양

고려시대는 차(茶)의 황금기였다. 차는 귀족이나 평민의 구분없이 사랑을 받았다. 차를 다루는 관청인 다방(茶房), 차를 재배하는 다소촌(茶所村), 백성을 위한 다점(茶店), 여행자를 위한 다원(茶院)이 성황을 이뤘다.

조선시대는 차의 수난시대였다. 숭유억불(崇儒抑佛) 정책으로 차를 재배하는 사원이 급감했고 모든 관혼상제에는 차 대신 술이 사용됐다. 그러나 차에 대한 사랑은 식지 않았다. 추사 김정희는 차를 흠모하는 시를 지었고 정약용은 스스로 호를 다산(茶山)이라 지었다.

수백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매년 1인당 80g의 차를 마신다. 5월 남녘 차밭은 찻잎을 따는 손길이 분주하다. 녹차 한 잔 마시면서 건강을 음미하는 것은 어떨까.

▽다이어트와 미용에 좋다=우선 녹차에는 열량이 적다. 1잔 열량은 1Cal 내외다. 콜라 1캔은 130Cal가 넘는다.

녹차의 떫은맛을 내는 카테킨 성분이 지방을 분해하고 영양분 흡수를 막는다. 따라서 식사 후 녹차를 마시면 몸 안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다소 막을 수 있다. 바로 녹차 다이어트다.

카테킨은 피부를 진정하고 노화를 억제하기도 한다. 서울대병원 정진호 교수팀의 연구결과 매주 3회씩 6주간 녹차추출물을 바른 70대 노인의 엉덩이 피부가 젊은이처럼 탱탱해졌다.

이 밖에도 녹차에는 피부에 탄력을 주고 미백 효과가 있는 비타민 A, C, B2, 토코페롤 등이 풍부하다.

▽녹차의 의학=녹차의 항암효과는 여러 차례 입증됐다. 미국건강재단 존 와이저그 박사는 “녹차를 매일 6잔씩 마시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민원기 교수팀이 흡연자 20명에게 녹차 150mL를 하루 4회씩 4주간 마시게 한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졌다. 환경호르몬 제거에도 녹차는 좋다.

최근에는 알레르기를 억제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험용 쥐에게 많은 양의 녹차를 먹일수록 알레르기 원인물질이 덜 발생했다.

술과 차를 같이 마시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카페인 성분이 이뇨작용을 촉진시키고 비타민C가 숙취원인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기 때문이다.

▽효과 높이는 이용법=티백은 간편하지만 영양은 잎차를 따라갈 수 없다. 전문가들은 섭씨 70도의 물에 찻잎을 3분 정도 우려냈을 때 맛이 최상이라고 한다. 그 이상 우려내면 떫은맛이 강해진다.

건강을 선호한다면 고온에서 오래 우려내도록 한다. 70도의 물에서 3분일 때 녹는 카테킨의 양은 5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카테킨은 우유에 녹지 않는다. ‘녹차우유’를 마시려면 찻잎을 가루내서 타야 한다.

마시고 난 찻잎을 10분 정도 우려낸 물에 매일 2회 2주 정도 씻으면 여드름 치료에도 좋다. 이때 톡톡 두들기듯 씻는 게 좋다.

녹차의 부작용은 별로 없다. 다만 위장이 약하거나 빈혈 환자, 뼈엉성증(골다공증) 환자는 하루에 2, 3잔이 적당하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오갑성 교수, 건강의학센터 이선희 과장, ㈜태평양 기술연구원 녹차연구팀 소성 연구원)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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