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미아 예방 제1원칙…"길 잃은 그 자리 그대로"

  • 입력 2004년 5월 9일 17시 26분


한국복지재단 어린이찾아주기종합센터에서 놀이공원을 찾아 어린이들에게 미아방지용 이름표를 달아주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사진제공 한국복지재단 어린이찾아주기종합센터
한국복지재단 어린이찾아주기종합센터에서 놀이공원을 찾아 어린이들에게 미아방지용 이름표를 달아주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사진제공 한국복지재단 어린이찾아주기종합센터
“아이를 잃어 버렸어요.”

놀이공원에서 넋 빠진 얼굴을 한 부모와 울며 헤매는 아이를 목격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만 평일에 5, 6명이고 공휴일엔 15∼20명이 잠시나마 미아보호소를 이용하고 있다.

미아의 범주에는 유괴나 아이를 버린 경우까지 포함되지만 대부분은 실수로 부모의 손을 놓친 아이들이다.

●집 근처가 요주의 지역=매년 경찰청에 접수되는 8세 이하 미아 발생건수는 4000여건. 이 가운데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96%다. 경찰에 접수된 시간으로부터 2, 3일이 지난 뒤에도 소식을 듣지 못할 경우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복지재단 어린이찾아주기종합센터로 이관된다.

이 센터가 생긴 1986년부터 올해 3월까지 이 센터에 접수된 18세 미만 미아는 모두 3420명. 이 중 3∼7세가 44%를 차지한다. 전체의 21%인 725명이 아직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미아 3420건 가운데 집 근처에서 길을 잃은 경우가 2072건으로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역, 시장, 학교주변, 터미널보다 훨씬 높은 수치.

나들이가 많은 봄가을에 많을 것이란 추측과는 달리 계절별 월별 차이 없이 고루 발생하고 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상적으로 미아가 발생한다는 얘기다.

성별로는 활동성이 강한 남자아이들이 많다. 2003년 한해 발생한 123건 중 남아가 81명, 여아가 42명이었다. 이 중 남아는 1명을 제외한 80명이 부모를 찾았고 여아는 3명이 아직까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예방이 최선책=자녀와 함께 다니고 자녀를 집에 혼자 있게 하지 않는다. 평소 자신의 이름, 나이, 주소, 연락처, 부모 이름을 기억하도록 가르친다. 인적사항이 눈에 쉽게 띄도록 아이의 겉옷에 붙이는 것은 좋지 않다. 유괴범의 표적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적사항은 옷 안쪽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적어 놓는다.

미아발생 상황을 연극처럼 꾸며 반복 연습함으로써 실전에 대비해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길을 잃었을 경우 돌아다니지 않고 자리에 멈춰서 있도록 가르친다. 전화를 사용할 줄 안다면 부모에게 전화하거나 공중전화에서 ‘긴급통화+112’에 신고하도록 일러둔다.

어린이찾아주기종합센터에서는 2002년 말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방문해 미아 및 유괴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신청서(www.missingchild.or.kr)를 접수하고 전화상담(02-777-0182)을 하면 된다. 현재까지 4000여명의 어린이들이 교육을 받았다.

김지영 사회복지사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가보면 한반에 한두명은 부모를 잃어버렸던 경험이 있다”며 “아이가 학습한 것을 바탕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집에서도 꾸준히 예방교육을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출할 때=자녀의 옷차림을 눈여겨보고 기억해두며 항상 자녀의 사진을 갖고 다닌다.

시장이나 놀이동산 쇼핑센터 등 공공장소에서 아이를 잃어버렸을 경우 ‘눈높이 사고’가 필요하다. 아이의 평소 관심사를 고려해 아이가 주의를 집중할 만한 곳부터 뒤진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갈 때는 입구나 놀이기구 앞, 상징물 앞 등 눈에 잘 띄는 장소를 정해 가족끼리 약속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 앞 시장이나 아파트 단지 내에서 놀 때도 마찬가지.

“엄마를 잃어버리면 일단 가만히 서 있어. 기다려도 안 오면 여기서 만나는 거야.”라고 일러둔다.

백화점이나 놀이동산과 같이 폐쇄적인 공간이라면 곧바로 미아보호소로 인계되므로 그곳의 연락처나 위치를 미리 파악해 놓는 것도 좋다.

서울대공원 공원운영과 강연태씨는 “아이가 너무 당황하면 자신의 이름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놀이동산 같이 혼잡한 곳에서는 아이에게 이름표를 달아주면 빨리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미아발생 경보기 4만5000원선▼

미아방지용품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대표적인 게 목걸이와 팔찌다. 아이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새겨 넣는 목걸이는 꾸준히 팔리는 제품이다.

디자인에 따라 불교용 기독교용 천주교용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아이의 얼굴사진을 표면에 입힐 수도 있다. 가격은 2만∼5만원.

팔찌도 목걸이처럼 원하는 메시지를 새길 수 있다. 은팔찌는 1만∼3만원, 금팔찌는 10만원선.

첨단기술을 동원한 제품도 있다. 벤처기업 휴먼테트로닉스(www.ht-4u.com)가 개발한 미아발생경보기 ‘와치캐치’와 ‘캐처가드’가 있다. 아이가 보호자로부터 일정거리 이상 떨어지면 자동으로 경보음 또는 진동이 울리는 장치.

아이의 목걸이나 팔찌, 휴대전화 등 소지품에 작은 송신기를 달면 된다. 3∼15m 거리에서 조절할 수 있다. 수신기 1개에 송신기 1개가 딸린 보급형 ‘와치캐치’는 4만5000원. 아이가 둘이라면 ‘캐처가드’가 좋다. 수신기 1개에 송신기 2개가 딸렸기 때문이다.

LG이숍(www.lgeshop.com) 등과 같은 주요 인터넷 쇼핑몰, 미아센터(www.miacenter.co.kr)와 어린이안전365(www.icare365.co.kr)같은 전문쇼핑몰에서 미아방지용품을 팔고 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미아발생 시 대처법▼

▼부모 대처법

1.왔던 길을 되돌아가보며

주위를 샅샅이 찾아본다.

2.안내방송을 요청하거나

미아발생 신고를 한다.

신고접수처 △한국복지재단 어린이찾아주기종합센터 02-777-0182 △경찰청 미아찾기센터 02-182 △해당지역 치안센터(파출소) 및 시군구청

▼어린이 대처법

엄마아빠가 보이지 않으면 ‘꼭꼭이의 3단계 구호’를 기억하세요.

△1단계-멈추기(자리에 움직이지 말고 서서 부모님을 기다려요)

△2단계-생각하기(부모님 이름 자기 이름 전화번호를 생각해요)

△3단계-도와주세요(부모님이나 ‘긴급통화+112’에 전화하거나 경찰이나 가까운 가게로 가 도움을 구해요)

자료:한국복지재단 어린이찾아주기종합센터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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