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용 名品바이올린 새 임자는?…금호재단 대여 오디션

  • 입력 2004년 4월 27일 18시 31분


“이유라(18)와 레이첼 리(15)의 땀이 배어 있는 바이올린을 빌려드립니다.”

금호문화재단이 ‘악기 대여 오디션’을 처음으로 실시한다. 이 재단은 현재 보유 중인 1724년산 ‘카를로 주세페 테스토레’ 바이올린(사진)을 대여해 주기 위해 5월 말 오디션을 갖는다고 밝혔다.

재단측이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유라와 레이첼 리에게 각각 1994∼96년, 2000∼2001년 빌려주었던 악기다.

이 바이올린은 성인 연주자를 위한 ‘풀 사이즈’ 악기가 아니라 ‘2분의 1 사이즈’로 불리는 어린이용 악기다. 2분의 1 사이즈는 성인용 악기보다 몸통 길이가 3∼4cm 짧으며 9∼12세 연주자에게 적합하다.

1724년산 ‘카를로 주세페 테스토레’는 역동적이고 강렬한 음색을 자랑한다. 이유라와 레이첼 리도 매우 아꼈으며 체격이 다 자란 뒤에도 손에서 놓기 아쉬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추정 시가는 8만달러(약 9300만원).

금호문화재단은 1993년부터 세계적인 명품 고악기를 사들인 뒤 유망 연주자들에게 무상으로 대여해 왔다. 지금까지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 권혁주, 레이첼 리, 줄리엣 강, 리비아 손과 첼리스트 고봉인, 이유홍씨가 악기를 무상으로 대여 받았다. 재단측은 콩쿠르 입상 경력 등을 기준으로 대여 대상을 선정했으며, 오디션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는 금호문화재단 외에도 삼성문화재단이 1997년 32억원을 들여 ‘스트라디바리’와 ‘과르네리’ 바이올린을 구입해 심캐서린 오주영 백주영씨 등에게 대여했다.

첼리스트 장한나씨(22)는 1995년 당시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장이었던 최원석씨(전 동아건설 회장)에게서 협의회 명의로 시가 7억원짜리(당시금액) ‘과다니니’를 기증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02-6303-1915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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