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방송 총선편파보도 고발검토

  • 입력 2004년 4월 9일 18시 51분


한나라당은 9일 선거대책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방송의 선거 관련 편파 보도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소 고발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선대위는 편파 보도에 대한 많은 자료를 수집해 놨다. 당 법률지원단과 이 자료를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 대변인은 “인내심의 한도를 제발 넘어서지 않기를 호소 드린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이날 방송 보도의 편파성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기하지는 않았다.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자칫 방송사와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당의 지지율 상승 국면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이날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는 방송의 편파 왜곡 보도에 대한 법적 대응의 구체적인 방안까지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검경에 고발을 하게 될 경우에도 중앙당 선대위가 직접 나서지 않고 당 하부 조직이나 지구당 차원에서 움직이는 게 좋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박근혜(朴槿惠) 대표나 선대위 관계자 등을 상대로 한 방송사의 인터뷰 방식과 인터뷰 내용 편집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대변인이 이날 기자들에게 “제가 그동안 중간에서 대표의 인터뷰 등을 조정하면서 느낀 것은 너무도 악의적인 질문이 많다는 것이다. 정말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않은 내용으로 유도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또 한나라당이 이날 박 대표에 대한 언론의 취재 창구를 단일화한 것도 방송의 편파 보도에 대한 대응의 하나로 분석된다. 한나라당은 이날 방송사와 신문 등 인쇄매체는 각각 선대위 미디어팀과 당 대변인실을 통해서만 박 대표에 대한 취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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