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중한 메인 레퍼토리
전국 9개의 대표적 교향악단이 참여하는 올해 교향악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무게감 있는 대곡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교향악, 그 웅장함을 노래하자!’란 올해 주제에 따라 곡의 규모나 성격 면에서 ‘기념비적’이라고 평가받는 작품들을 메인 레퍼토리로 배치했다.
후기낭만주의의 대표적 ‘대작 교향곡’인 생상스 교향곡 3번, 브루크너 교향곡 4번 등을 비롯해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6곡 연작,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관현악 하이라이트 등 교향악 정신의 외연(外延)을 확장한 대곡들이 무대에 오른다. 특히 3월 27일 통영국제음악제에서 국내 초연된 뒤 열흘 만에 서울에서 공연되는 쇤베르크 ‘구레의 노래’는 합창단을 포함해 400명에 가까운 출연자들이 무대에 나와 눈길을 모은다. 각 프로그램의 ‘메인곡’ 중 가장 짧은 베토벤 교향곡 5번도, 괴테가 처음 듣고 벌벌 떨었을 만큼 격동적인 작품이다. ‘암흑에서 광명으로’라는 작품의 내면적 전개 때문에 어떤 곡보다도 응집력과 무게감이 느껴진다.
● 참신한 기대주의 협연
2002년부터 협연자의 평균연령을 과감하게 낮춘 ‘교향악 축제’는 올해도 힘과 활력이 넘치는 신진기예들을 대거 협연자로 내세웠다. ‘미국파’ 연주자인 제니퍼 고와 김수빈은 미국 음악계가 장래가 유망한 젊은 연주자들에게 주는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을 수상했다. ‘유럽파’ 인 이용규와 김정은도 돋보이는 얼굴들이다. 이용규는 2002년 마리아 칼라스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그랑프리를 수상한 주인공. 김정은 역시 이탈리아 부조니 국제 피아노콩쿠르에서 4위에 입상하는 등 유럽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
비올리스트 김상진과 첼리스트 송영훈은 청소년층에 팬이 많은 ‘현의 귀공자’들. 둘은 세종 솔로이스츠와 금호현악4중주단 멤버로도 활동했던 절친한 친구 사이다. 민유경은 영국 메뉴인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3위 입상경력의 기대주다.
가장 독특한 레퍼토리를 들고 나온 주인공은 기타리스트 장승호. 이번 연주곡은 베토벤의 유명한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다. 피아노나 플루트용 등으로 즐겨 편곡돼 연주되는 이 작품을 그는 기타로 협연한다. 음량이 작아 관현악에 묻히기 쉬운 기타로 이 대곡을 요령 있게 소화해내는 ‘비결’이 관심거리다.
전 공연 1만∼3만원. 02-780-1300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2004 교향악축제 공연일정 | ||||
공연일 | 악단 | 지휘자 | 협연자 | 연주곡 |
1일 | 코리안심포니 | 로버트 올슨 | 제니퍼 고(바이올린) | 바그너 ‘니벨룽겐의 반지’ 관현악 하이라이트, 브람스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 등 |
2일 | 대구시향 | 박탕 조르다니아 | 김규연(피아노) |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1번, 생상스 교향곡 3번 등 |
3일 | 제주시향 | 이동호 | 김상진(비올라) | 김정길 오페라 ‘백록담’ 하이라이트,바르토크 비올라협주곡, 스메타나 ‘나의 조국’ |
4일 | 강남심포니 | 서현석 | 이용규(피아노) |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 2번, 베토벤 교향곡 5번 등 |
6일 | 창원시향 | 장윤성 | 장승호(기타) |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기타 편곡), 쇤베르크 ‘구레의 노래’ |
7일 | 서울시향 | 지외르지 라트 | 송영훈(첼로) | 드보르자크 첼로협주곡 b단조,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
8일 | 수원시립 | 박은성 | 민유경(바이올린) | 시벨리우스 바이올린협주곡 d단조, 브루크너 교향곡 4번 ‘로맨틱’ |
9일 | 광주시향 | 김용윤 | 김정은(피아노) |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 브람스 교향곡 1번 등 |
10일 | 부천시향 | 임헌정 | 김수빈(바이올린) |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영웅의 생애’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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