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송으로 표심잡는다…“인물도 한나라네∼”

  • 입력 2004년 3월 23일 18시 53분


각 당이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휘어잡을 로고송 마련에 분주하다. 이전 같으면 당원 대상으로 로고송 교육에 착수할 시점이지만, 탄핵 정국이 오래 가는 바람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치 혐오 현상이 확산되면서 원작의 저작권자들이 사용을 거부하거나 수천만원의 저작권료를 요구해 더 애를 먹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저작권자를 겨우 설득해 MBC 드라마 ‘대장금’의 주제가인 ‘오나라’를 개사한 ‘한나라’를 로고송으로 결정했다. ‘오나라’를 ‘한나라’로 바꾸고 “민생도 경제도 살리나니 능력도 인물도 한나라네∼”를 삽입했는데 각 후보자가 추가 개사를 통해 별도로 사용하려면 저작권자에게 100만원을 내야 한다.

한나라당은 또 보조 로고송으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삽입곡과 동요 ‘우리 아빠 제일 좋아’ 등도 고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가수 싸이의 ‘챔피언’을 개사한 ‘민주당 챔피언’, 포크송 ‘언덕에 올라’를 개사한 ‘걱정마요 함께해요’를 채택했다. 가사도 “가정경제 걱정돼요, 하지만 서민 위한 민주당이 있으니까∼”(‘걱정마요 함께해요’ 중) 등 서민·클린정당 이미지 각인에 주력했다.

당초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 향수와 열린우리당의 탈당을 강조하기 위해 1997년 대선 때 사용한 ‘DJ와 함께 춤을’과 가수 배호의 ‘배신자’를 채택했으나 최근 이를 취소했다.

열린우리당은 그룹 ‘더 자두’의 ‘김밥’을 개사한 ‘기다렸다 전국정당!’, 운동권 가요인 ‘가야 하네’를 개사한 ‘가자! 희망의 나라로’ 등 5곡을 채택했다. “3번 찍어줘∼ 3번 뽑아줘∼ 월드컵 4강처럼 환희에 차서 내 가슴 터질 때까지”(‘기다렸다 전국정당!’ 중) 등 월드컵과 촛불집회 참가자를 결집하기 위한 가사도 넣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도 개사해 로고송으로 사용키로 했다.

한편 최근 촛불집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너흰 아니야’가 노사모 등 범여권의 ‘비공식’ 로고송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민주당을 향해 개 짖는 소리를 넣은 이 노래는 열린우리당 일부 후보들도 로고송으로 사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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