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녹이는 애절한 목소리’ 伊소프라노 리치아렐리 내한

  • 입력 2004년 2월 23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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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오페라 영화 ‘오텔로’(베르디 작곡)가 국내 개봉관 스크린에 걸렸다.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에 플라시도 도밍고 주연의 호화 제작·출연진이었지만 가장 눈길을 받은 사람은 여주인공 데스데모나 역의 소프라노 카티아 리치아렐리(사진)였다. 순백의 피부와 화사한 미모에 아련한 고음의 피아니시모(약음)는 가슴을 흔드는 호소력을 갖고 있었다.

그로부터 18년, 이제 58세가 된 리치아렐리가 94년 첫 내한공연 이후 10년만에 서울 무대에 선다. 28일 오후 7시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푸치니 ‘지아니 스키키’ 중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와 베르디 ‘오텔로’ 중 ‘버들의 노래’ 등 오페라 아리아를 노래한다.

리치아렐리는 1971년 이탈리아 국영방송(RAI)이 주최한 TV 콩쿠르에서 주목받았다. 단아한 용모에 청초한 목소리를 지닌 그의 등장은 까다로운 이탈리아 시청자들에게 ‘군계일학’으로 비쳤다.

80년대 CD 시대의 개막은 그의 활동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도이체 그라모폰(DG)사에서 녹음한 푸치니 ‘투란도트’, 베르디 ‘아이다’ ‘팔스타프’, 비제 ‘카르멘’, 로시니 ‘랭스여행’, 필립스사의 베르디 ‘일 트로바토레’ 등 오페라 전곡 음반에서 리치아렐리는 소프라노 주역을 노래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아직도 발매되고 있다.

그의 매력은 뭇 남성의 가슴을 녹이며 애절하게 호소하는 높은 피아니시모. 그러나 극적인 감정의 요동을 표현하는 부분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그는 한때 카레라스와 불꽃같은 사랑을 태우기도 했다.

레오나르도 콰드리니가 지휘하는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는다. 3만∼8만원. 02-541-6234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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