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히트 작품 각색한 연출가 양정웅 "연극을 '실험'한다"

입력 2003-12-12 17:57수정 2009-09-28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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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목받는 활동을 펼쳐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은 연출가 양정웅씨. 그는 내년 3월 LG아트센터에 연극 ‘환’을 올리며 본격적으로 대극장 무대에 도전한다. -강병기기자
극단 ‘여행자’ 대표를 맡고 있는 연출가 양정웅씨(35). 그는 올 연극계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친 ‘무서운 신예’로 꼽힌다. 9월 창작극 ‘연(緣)-카르마’로 이집트 카이로국제실험예술제 대상을 받은데 이어 10월 문화관광부에서 제정한 ‘오늘의 젊은 예술가’ 연극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는 등 국내외에서 역량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한여름 밤의 꿈’ 등 서양 고전을 한국적 형식에 맞게 각색하는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 연출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은 동양적 정서에 바탕을 둔, 몽환적이면서도 깔끔한 분위기가 특징. 1998년 극단을 창단한 뒤 끊임없이 독창적 형식의 ‘연극 실험’을 펼쳐온 그는 대사보다는 몸의 움직임과 미술적 이미지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관심을 쏟고 있다. 그가 연출한 ‘한여름 밤의 꿈’의 경우 지난해 밀양공연예술제에서 대상과 인기상을 받았고, 올해 재공연에서도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그가 23일부터 서울 대학로 소극장인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서 ‘서울의 착한 여자’를 올린다. 이 작품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사천(四川)의 선인(善人)’을 ‘6·25전쟁 직후의 서울’을 배경으로 재구성한 독특한 형식의 음악극. 노래가 들어가지만 본격 뮤지컬처럼 춤과 음악에 전적으로 기대진 않는다. 배우들이 대사와 노래를 병행하며 극을 이끌어나간다.

“만드는 사람은 늘 자유롭습니다. 다만 저는 관객이 좋아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을 뿐입니다. 우리 극단의 목표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만들어내 계속 무대에 올리는 것이죠.”

시간과 공간의 배경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서울의 착한 여자’는 그의 다른 작품들보다 정통 연극에 훨씬 가깝다.

“이미지극 위주의 작업을 해온 제게는 새로운 도전이지만 부담스럽지는 않아요. 관객이 외면한다고 해도 배우는 점이 있을 겁니다. 실패는 가장 큰 성공이기도 하니까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재미를 추구하는 관객의 입맛에 맞으면서도 수준 높은 연극을 만들어내는 것이 그의 가장 큰 장점. 내년 3월에는 ‘환(幻)’을 서울 LG아트센터에 올려 본격적으로 대극장 무대에 도전한다. ‘환’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각색한 작품.

“국내뿐 아니라 세계인이 공감하는 연극을 만들자는 것이 우리 극단의 목표입니다.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바탕으로 하면서 대사보다 몸의 움직임을 중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그의 포부는 크다. 그렇다고 ‘꿈’만은 아니다. 지난달 ‘한여름 밤의 꿈’을 일본에서 공연한데 이어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러시아 등으로부터 ‘한여름 밤의 꿈’ ‘연-카르마’ 등의 공연 초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 연극의 ‘무서운 신예’는 차근차근 세계 무대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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