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 지하철 5-8호선 도보 완주

  • 입력 2003년 12월 4일 14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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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철도공사 제타룡 사장이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수색역 사이의 철길을 걸어가고 있다. 제 사장의 철길걷기는 5일 지하철 5호선 방화역에 도착하면서 끝난다.[사진제공 서울도시철도공사]
서울도시철도공사 제타룡 사장이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수색역 사이의 철길을 걸어가고 있다. 제 사장의 철길걷기는 5일 지하철 5호선 방화역에 도착하면서 끝난다.[사진제공 서울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이 일하는 곳을 직접 돌아보는 것은 사장으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특히나 시민들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더욱 열심히 살펴야죠."

서울도시철도공사 제타룡(諸他龍·65) 사장이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 지하철 5~8호선 총 152㎞의 철길을 낮이고 밤이며 걸어 모두 완주한 것. 지난해 11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시작해 1년에 걸쳐 장장 400리 길을 걸은 것이다.

"처음엔 직원들도 한두 번 그러다 말려니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주마다 빠짐없이 나가니깐 그때서야 제가 진심으로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알더군요."

제 사장이 그 바쁜 일정에도 이 일에 열심이었던 것은 바로 위에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이를 통해 공사의 직원 하나하나가 진심으로 시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랬다. 실제로 제 사장의 철길걷기 이후 지하철의 잔 기계고장이 54%나 줄기도 했다는 게 관계자의 귀띔.

제 사장의 '현장체험'은 단순히 철길을 걷는 것에만 그치진 않았다. 실제로 철길을 걸으면서 철로의 상태를 현장 직원들과 꼼꼼히 체크했고, 지하철 운전법을 배우고 역사에서 직접 표를 팔아본 적도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이 필요한 것이 뭔지를 알고 싶었습니다. 직원들의 요구가 충족될 때 시민들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가 나올 수 있거든요."

제 사장의 마라톤 철길걷기는 5일 지하철 5호선 방화역에서 드디어 끝을 맺는다. 일본 지하철 관계자들조차 "일본 지하철 100년 역사에도 그런 일은 없었다"며 존경과 축하를 보내온 큰 경사임에도 "돼지편육에 막걸리 한잔 외엔 아무 것도 필요 없다"고 제 사장은 손사래를 쳤다.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니거든요. 당장 다음 주부터 다시 또 철길을 돌아볼 겁니다. 모두가 사장이고 모두가 직원이 되서 현장에서 뛰자는 게 바로 제 경영방침입니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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