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SBS드라마 '천국의 계단' 권상우-최지우 인터뷰

  • 입력 2003년 11월 21일 14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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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미인'이 '근육질 꽃미남'을 만난다. 12월3일 첫방영되는 SBS 수목드라마 '천국의 계단'(극본 박혜경·연출 이장수·밤 9·55)에서 탤런트 최지우(28)와 권상우(27)가 처음으로 함께 출연한다. 이 드라마에서 대기업 직원 정서(최지우)와 재벌 3세 송주(권상우)가 서로 사랑하나, 정서는 끝내 안암(眼癌)으로 숨지고 만다.

드라마의 비극적 분위기와는 전혀 다르게 20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구 탄현동 SBS 일산제작센터 분장실에서 만난 두 사람의 대화는 화기애애했다. 촬영 2주일째, 극중에서 연인으로 나오는 이들은 아직 드라마 밖에서 서로 어떻게 불러야 할지 어색해했다.

▽최지우=저는 '상우씨'라고 불러요.

▽권상우=뭐라고 불러야 할지…. 대강 얼버무리면서 한 번도 안 부른 것 같아요.

▽최=그럼 '저기'라고 그랬나요?

▽권='정서야' 했는데요. (함께 웃음) 극중에서 '오빠'라고 불리니까 정말 오빠인 것 같아요.

▽최=저는 '오빠'라는 말이 입에 딱 붙거든요. 이번엔 '실장님'이 아니에요. (진지하게) '아름다운 날들'(SBS·2001년)에서 '실땅님' 발음 때문에 하도 놀림 당해 상처도 받았어요. 개그맨들이 흉내내는 걸 보면 '한 대 때려줬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고….

▽권=전 성격이 급해서 말이 빨라요. 발음이 어눌해지는 건 그 때문이죠. 찍을 때 긴장 풀어야 하는데.

두 사람 모두 발음을 지적받아온 동병상련(同病相憐) 때문일까. 금방 "하지만 그런 점이 바로 당신의 매력"이라고 서로 추켜세웠다. 권상우는 '지우씨'에 익숙해진 듯 점점 자주 사용했고 최지우도 장난기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권=지금까지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이 '지하철 장면'이예요.

▽최=아…. 서로 친한 척하며 찍은 그거? (웃음)

▽권=처음으로 같이 찍는 장면에서 뺨 부비고 닭살 연기를 하니까 어우, 어색하더라고요. 지하철에서 지우씨 쫓아다니는 거 찍느라 발바닥도 까졌고요. 그래도 좋아요, 이번 드라마가 제 대표작이 될 수 있다면. 데뷔한 지 3년인데 '대표적 드라마'가 아직 없거든요.

▽최=제 대표작은…. 여기서 말 잘 해야 돼요. 말 한 마디에 여러 감독님들 섭섭해 하니까…. 하지만 시키는 대로만 해오다가 연기가 뭔지 좀 이해하게 된 건 '아름다운 날들'과 '겨울연가'(KBS2·2002년)부터였어요.

▽권=지우씨는 '첫사랑'(KBS2·97년) 이후로 모든 작품이 잘 돼서, 이번 드라마가 특별한 의미가 없을 것 같은데.

▽최=어머어머. 흔히 그러잖아요, 영화는 평생 남지만 드라마는 잊혀진다고. 근데 요즘은 아니예요. '겨울연가'만 봐도-

▽권=저 어제 '겨울연가' 봤어요! 산에 올라가서 배용준이 "우리 결혼하자"고 하는 장면.

▽최=케이블TV 재방송으로요? 그래요, 이젠 DVD도 나오고 수출도 되니까 '드라마는 한 번 지나가고 마는 것'이 더 이상 아니예요. 그래서 더 부담되죠. 연기력이 나아졌다는 말이 꼭 듣고 싶어요.

▽권=영화로는 이번에 찍은 '말죽거리 잔혹사'(내년 2월 개봉)가 대표작이 될 거예요. 1978년을 배경으로 이소룡처럼 되고 싶어하는 고교생 역인데, 쌍절곤을 배우는 게 무지 재미있었어요.

▽최=전 9월말부터 45일간 한중일 합작드라마 '101번째 프로포즈'를 상하이에서 찍으면서 중국어 좀 배웠어요.

▽권=한 마디 해주세요.

▽최=워 피아오량 마? (양손으로 빨개진 얼굴을 가리고 작은 소리로) 나 이뻐? (웃음을 터뜨린다)

▽권=지우씨 이쁘잖아요, 키도 크시고(최지우의 키는 173cm다).

▽최=상우씨는 몸매가 좋잖아요.

▽권=(쑥스럽게) 예. (당당하게) 그런데 몸에 대한 관심은 자랑스럽다면 자랑스러워요. '말죽거리'도 이런 몸이 아니었으면 못했을 걸요.

▽최=감독님한데 "상우씨가 너무 멋있게 나오는데요"라고 했어요. 남자가 너무 멋있으면 제가 여성 팬들한테 욕을 많이 먹게 되거든요. 그게 벌써 걱정이라니까요.

고양=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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