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취코바, 볼쇼이 해고 두달만에 현대발레로 재기

  • 입력 2003년 11월 17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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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볼쇼이발레단에서 몸무게가 무겁다는 이유로 해고됐다가 최근 복직한 발레리나 아나스타샤 볼로취코바가 16일 복귀 무대에서 더욱 원숙해진 몸동작으로 찬사를 받았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에서 몸무게가 무겁다는 이유로 해고됐다가 최근 복직한 발레리나 아나스타샤 볼로취코바가 16일 복귀 무대에서 더욱 원숙해진 몸동작으로 찬사를 받았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러시아의 정상급 발레리나들이 ‘무대 밖’에서 보여준 열정과 사랑이 무대 위의 아름다운 연기만큼이나 감동을 주고 있다.

▽의지의 발레리나= 16일 크렘린 극장. 막이 내리자 6000여명의 관객은 일제히 ‘나스탸(아나스타시야의 애칭)’를 외쳤다. 9월 ‘몸이 너무 무거워졌다’는 이유로 볼쇼이극장에서 퇴출됐던 아나스타시야 볼로취코바(27)가 에드발드 스미르노프가 안무한 ‘하늘로 가는 계단’을 통해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한 것이다.

평론가들은 “최근 몇 달 동안 제대로 연습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오히려 변모된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놀라워했다. ‘백조의 호수’ 등 고전발레만 했던 그가 전위적인 현대발레에 출연해 ‘깜짝 변신’했기 때문이다.

공연을 지켜본 뱌체슬라프 고르데예프 러시아발레 감독은 “나스탸는 여전히 아름답고 정확한 동작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관객들은 볼로취코바의 의지와 열정에 더 큰 박수를 보냈다. ‘몸관리’를 제대로 못해 쫓겨났다는 주변의 눈총과 연예계로 진출할 것이라는 억측, 볼쇼이극장측과의 지루한 법정공방을 이겨낸 용기가 더 감동적이라는 것이다.

해고조치가 부당하다며 명예회복을 위해 제소한 볼로취코바는 공연을 마친 다음날 모스크바지방법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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