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레이저 근시교정술…최신 수술법도 '내 눈'에 맞아야

  • 입력 2003년 11월 9일 17시 39분


웨이브프런트 눈속삽입콘택트렌즈 등 한층 다양한 근시교정술이 도입돼 시력이 나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부작용이 있는 만큼 여건에 맞는 근시교정술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웨이브프런트 눈속삽입콘택트렌즈 등 한층 다양한 근시교정술이 도입돼 시력이 나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부작용이 있는 만큼 여건에 맞는 근시교정술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일반적으로 ‘시력이 나쁘다’면 가장 흔한 경우가 근시로 국내 인구의 40%를 차지한다. 근시교정방법으로 흔히 사용되는 것은 안경이나 콘택트렌즈이지만 1980년 엑시머레이저가 도입된 이래 현재는 한 해에 수만명이 레이저를 이용한 굴절교정술을 받고 있다. 최근엔 근시교정 치료에 엑시머 라식 라섹에 이어 눈속삽입콘택트렌즈도 선보이고 있어 환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안과 차흥원 교수는 “최근에 나온 근시교정술도 근본적인 근시 해결법은 아니다”며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으므로 환자에게 가장 맞는 치료법을 찾아 선택하는 맞춤치료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와 서울대병원 안과 권지원 교수, 신촌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 교수의 도움말로 근시교정술의 특징과 맞춤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근시교정술 이때는 피해라=근시와 난시가 심한 회사원 조모씨(32·서울 서초구 잠원동)는 두 달 전 라식수술을 받았다. 오른쪽은 1.0의 시력이 나왔지만 왼쪽은 절반에 불과해 최근 재수술을 받았다. 조씨는 난시 교정을 위해 각막을 많이 깎았기 때문에 현재 눈부심으로 고생하고 있고 앞으로도 근시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조씨처럼 심한 난시가 함께 있는 경우는 라식의 효과를 크게 보기 힘든 경우. 조씨는 “좀 더 신중히 결정할 것을 그랬다”며 라식수술 받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

▼엑시머레이저 ▼
수술법 간단하지만 회복기간 오래 걸릴수도…활동량 많은 사람에 적합
▼라식 ▼
회복 빠르고 통증 적어…보편화된 교정수술. 시력 낮을땐 곤란
▼라섹 ▼
눈이 작거나 각막 얇을때 고려할만. 약한 근시에 효과 좋아

레이저시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평균 2∼9디옵터의 근시가 있는 20∼40대가 적합하다. 또한 백내장 녹내장 망막질환 눈마름증(안구건조증) 등 다른 눈 질환이 없어야 한다.

눈마름증이 있는 사람이 레이저시술을 받으면 각막상피의 신경이 손상돼 감각신경이 무뎌지므로 증세가 더 심해진다. 그러나 6∼18개월이 지나면 신경이 원상태로 서서히 회복될 수 있다.

▽자기 눈에 맞는 치료법을 찾아라=엑시머와 라섹은 각막상피를 제거한 뒤 각막상피 아래의 조직을 레이저로 깎는 것. 그러나 라섹은 떼어낸 각막상피를 다시 덮어줘 통증을 줄이고 시력회복을 빠르게 한 것이다. 엑시머는 운동선수 소방관 등 눈에 외상을 입을 수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좋다. 라섹처럼 덮어준 각막상피가 떨어질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엔 라섹시술을 받는 고도근시 환자의 각막상피를 덮기 전에 항암제를 살짝 뿌려 각막상피가 잘 붙고 각막이 뿌옇게 흐려지는 부작용을 막는 ‘엠-라섹’이 도입됐다. 라섹이나 엑시머는 평균 6디옵터 근시 환자에게 적합하다.

라식은 각막의 윗부분을 미세한 각막절삭기로 잘라서 젖힌 뒤 노출된 각막 속 부위를 레이저를 이용해 깎은 뒤 젖혀두었던 각막을 원상태로 다시 덮는 것. 시술 다음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거의 없는 것이 장점이다. 바로 등교나 출근을 해야 하는 학생이나 직장인에게 적합하다.

라섹이나 엑시머에 비해 각막이 흐려지거나 근시 재발이 적지만 각막이 얇거나 각막이 아무리 두꺼워도 시력이 너무 낮으면 시술할 수 없다. 최근엔 위와 같은 환자도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젖힌 각막 윗부분도 레이저로 다시 깎아주는 ‘각막편 라식’이 도입됐다.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사용해도 정확히 초점이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 또 라식수술을 받았더라도 눈부심이나 사물이 겹쳐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도입된 것이 ‘웨이브프런트’이다. 웨이브프런트는 각막에 있는 미세한 굴곡으로 인해 망막에 상이 제대로 맺지 않을 경우 좀 더 세밀하게 깎는 라식 또는 라섹의 일종. 그러나 최근에 도입됐기 때문에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 기다려보는 것이 좋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시술이 눈속삽입콘택트렌즈이다. 콘택트렌즈를 아예 눈 속에 심는 것으로 보면 된다. 시술 시간은 30분으로 정도. 10cm 거리의 사람얼굴도 보기 힘든 초고도근시나 각막이 얇아도 시술받을 수 있다. 이때 환자는 녹내장이 없어야 하고 렌즈가 들어갈 만한 공간이 충분해야 한다. 그러나 삽입된 렌즈로 인해 드물게 녹내장이나 백내장이 생길 수 있고 시술 비용이 600만∼700만원으로 비싼 편이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병원선택…의사를 볼까 장비를 볼까▼

비식스포(VISX4) 테크노라스(TECHNOLAS), 니덱크(Nidek), 라다비전(ladarvision)….

최근에 등장하고 있는 라식장비의 이름이다. 이들 장비는 눈동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레이저가 눈동자를 따라가면서 쏘는 기능이 장착돼 있다. 기존 라식기기의 경우 의사가 핀셋으로 움직이는 눈동자를 고정시켜줘야 했다. 레이저의 빔 크기도 초창기엔 3∼4mm 였지만 최근엔 1∼2mm에 불과해 보다 정밀하게 각막을 깎을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라식시술을 받으려면 되도록 최신 기기가 설치된 곳을 찾아가야 하나.

서울아산병원 안과 차흥원 교수는 “경험이 부족한 의사가 최신 장비로 시술하는 것보다 노련한 의사가 예전 모델로 시술하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차 교수는 “환자의 직업이나 생활패턴에 따라 각막을 얼마나 깊이 깎을 것인가를 결정한다”며 “만약의 경우 시술이 잘못됐을 때 부작용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처치 등은 의사의 경험이다”고 말했다.

물론 차도 구형보다는 신형이 편리하듯 라식장비의 경우도 최신모델일수록 환자에게 좀 더 정교한 시술이 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레이저 근시교정술을 최근에 시작한 한 교수는 “좋은 장비를 사용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가 없었다”고 기기우위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시술을 결정하기 전 정말 이것이 나에게 필요한 시술인지, 낮은 확률이긴 하지만 합병증의 가능성이 있음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자문해보는 것이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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