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습 '금오신화' 중국어 각색본 발견

  • 입력 2003년 9월 23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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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중국어 각색본이 수록된 ‘동해유문’. -사진제공 박현규 교수
‘금오신화’ 중국어 각색본이 수록된 ‘동해유문’. -사진제공 박현규 교수
한국 최초의 한문소설로 꼽히는 김시습의 ‘금오신화(金鰲新話)’가 일본을 거쳐 중국에 들어가 각색돼 출판된 것으로 밝혀졌다.

순천향대 중문과 박현규 교수(한중 문화교류사 전공)는 선친에게서 물려받아 소장하고 있던 고서 중에서 ‘금오신화’의 중국어 각색본을 찾아내 23일 공개했다.

‘금오신화’ 중국어 각색본은 19세기 초반 일본에 유학한 중국인 윤온청(尹蘊淸)이 1914년 간행한 ‘동해유문(東海遺聞)’에 수록한 것으로 ‘금오신화’ 단편 5편 가운데 ‘이생규장전’을 각색한 ‘이생(李生)’과 ‘만복사저포기’를 손질한 ‘양생(梁生)’ 2편이 소개돼 있다. 윤온청의 각색본을 원전과 비교한 결과 대략적인 줄거리는 같으나 원문 내용이 대폭 삭제됐고 중국인들을 염두에 둔 부가설명이 들어 있는 점이 다르다. ‘금오신화’는 일본에서 인기가 많아 여러 차례 일본어 인쇄본이 간행됐다.

박 교수는 “한국이 일방적으로 중국의 문화를 수용한 것이 아니라 수출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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