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민간예술활동마저 특정세력으로 지배하려 하나"

  • 입력 2003년 9월 19일 15시 45분


연극인 100명이 정부 산하 예술단체장의 편파 인사와 문화예술진흥법 개정 입법 예고에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연극인들은 19일 서울 정동 제일화재 쎄실극장에서 '연극인 100인 성명'을 내고 "최근 문화관광부 소속 예술 관련 기관 및 단체장들을 민예총이라는 특정 소수 조직의 구성원 일색으로 인선하고 있는 정부의 조치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연극인들은 또 이 같은 정부의 인선에 대해 "예술계의 질서를 정치권력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재편하려는 숨은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회장에는 차범석 예술회장, 정진수 성균관대 교수, 권성덕 전 국립극단장 등 연극인 60여명이 참석했다. 또 성명에 동참한 연극인들은 윤호진 단국대 교수, 김철리 국립극단 예술감독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연극인 100인 성명'은 또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 개정한다는 입법 예고에 대해 "민간 예술인의 활동마저 특정 세력으로 지배케 하려는 배면(背面)의 의도가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연극인들은 "이창동 문화부 장관이 예술계 대표자들과 직접 만나 단체장 인선 배경을 밝힐 것"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개정 법률안 입법 절차를 원점으로 돌리고, 예술계의 동의를 거쳐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성명 발표와 함께 연극인들은 앞으로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연극인 비상대책위원회'(가칭)를 결성해 대처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디지털뉴스팀·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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