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건반위의 흑진주 나이다 콜 31일 첫 내한연주

입력 2003-07-29 18:18수정 2009-10-1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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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첫 내한연주회를 갖는 피아노계의 ‘검은 진주’ 나이다 콜. -사진제공 크레디아
피아노계의 떠오르는 ‘검은 진주’로 불리는 캐나다의 피아니스트 나이다 콜(29)이 첫 내한연주를 갖는다. 31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

콜의 이름이 세계 음악계에서 처음 주목받은 계기는 2001년 샤브리에 포레 라벨 사티 등의 작품을 담은 데뷔음반이 데카사에서 발매(한국 발매 2002년)되면서부터. 콜은 1997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의 2개 부문상을 수상했지만 대음반사인 데카가 그를 ‘픽업’한 것은 하나의 모험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데뷔음반에 쏟아지는 반향은 뜨거웠다. 영국 ‘그라머폰’지는 “이제 클래식계에서 ‘여러분 모자를 벗으시오’라는 말이 나오는 시대는 지났다. 그러나 이 음반에는 이런 찬사가 필요하다”고 격찬했다.

콜은 백인과 남아프리카인의 혈통을 반반씩 이어받았다. 토론토에서 성장해 토론토 음대와 몬트리올 음대, 미국 피바디 음대에서 수학했다. 특히 프랑스어권인 퀘벡주의 몬트리올 음대에서 마르크 뒤랑을 사사한 경험이 오늘날 그를 프랑스 피아노음악의 뛰어난 해석가 대열에 올려놓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이런 장점을 살려 데뷔음반을 프랑스 레퍼토리로 구성했을 뿐 아니라 최근 국내 발매된 두 번째 음반에서도 라벨의 작품집 ‘거울’을 가장 앞에 내세웠다.

사실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에는 그가 흑인 피아니스트라는 점도 한몫을 한다. 오늘날에도 흑인의 클래식계 진출은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소프라노의 경우 제시 노먼, 캐슬린 배틀, 바바라 핸드릭스 등 3대 ‘검은 디바’가 미국의 정상급 성악가로 활동 중이며, 트럼페터인 윈튼 마살리스가 재즈와 클래식을 넘나드는 전방위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건반악기와 현악기 부문에서는 흑인 연주자들 중 스타급은 극히 드물다. 지휘분야도 마찬가지여서 미국 오레곤 교향악단의 음악감독인 제임스 드프리스트가 손에 꼽힐 정도. 이런 상황에서 나이다 콜의 활약이 음악팬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시 콜의 이야기로 되돌아가자면, 2001년 내한연주를 가진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의 실내악단 ‘크레메라타 발티카’가 최근 고정 협연자로 선택한 피아니스트가 바로 콜이다. ‘공연의 제목은 크레머였지만 콜은 쇼를 훔쳤다(stole)’(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오직 크레머의 완벽한 기교만이 콜과 경쟁거리가 됐다’(뉴욕 타임스)라는 신문 리뷰가 최근 그들의 공연 분위기를 전해준다.

이번 내한연주의 레퍼토리에서도 사티 ‘3개의 짐노페디’, 메시앙 ‘아기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 중 ‘노엘’, 포레 ‘발라드’ 작품 19 등 프랑스 레퍼토리가 두드러진다. 그의 외모로 미루어 은근한 물기가 느껴지는 지중해적 분위기의 프랑스음악을 기대하는 팬도 있겠지만, 음반에서 전해지는 그의 이미지는 명징하면서도 이지적인, ‘쿨’한 면이 오히려 두드러진다. 2만∼4만원. 1544-1555, www.ticketpark.com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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