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이문세-이승철 전국서 콘서트 열풍

  • 입력 2003년 4월 20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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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문세(44·오른쪽)와 이승철(37)이 전국에서 ‘콘서트 신드롬’을확산시키고 있다. 이승철은 13년만에 재결합한 ‘부활’을 이끌고 지난해 9월부터 전국에서 30여회 공연을 펼치며 7만여명의 관객을동원하고 있다. 이문세는3월말부터 내년 2월까지 1년 내내 ‘이문세 독창회’를 펼친다. 연간 120회로 예상 관객은 25만여명. 두 가수는 “국내 가요계의 주류 시장이 라이브 콘서트로 바뀌고 있음을 공연 현장에서 실감한다”며 “공연이 TV보다 100배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가수들이 라이브 공연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 이문세의 컨셉트와 이승철의 카리스마

이문세(이하 문)=승철이는 관객의 시선을 흡인하는 카리스마가 있다. 그의 소리는 곧장 관객의 가슴을 파고든다. 앞으로 공연에서 감동을 못 주는 가수들은 도태될 것이다. 이 점이 가요계의 가장 큰 변화다.

이승철(이하 승)=문세 형의 콘서트는 독창적인 컨셉트가 있다. ‘독창회’라는 타이틀도 이제는 신뢰 100%의 브랜드다. 콘서트에 컨셉트와 연출 개념을 본격 도입한 가수는 문세형이 처음이다. 형의 콘서트는 후배들이 본받을만하다.

문=내 히트곡이 발라드여서 객석의 열정을 분출시키기 쉽지 않다. 그래서 뮤지컬 등 색다른 컨셉트로 관객의 시선을 끈다. 발라드를 피가 끓을만큼 다르게 편곡하기도 한다. 공연을 반복하면 관객들의 바람을 ‘학습’할 수 있다. 그러나 공연은 매진되는데 음반은 왜 그만큼 안 나가는지.(웃음)

# 공연은 생명

승=재결성된 ‘부활’에 팬들의 성원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 곳곳마다 뭉클했다. ‘부활’은 우리가 잘나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 팬들이 만들어준 것이다.

문=새 생명을 받았다는 느낌일 것이다. 2년마다 한번씩 여는 ‘독창회’에서 나는 새로 태어난다. 특히 이젠 내 나이가 공연에 잘 어울린다. 20대 초중반 히트 가수였을 때, 아무 것도 모르고 노래했다. 이제는 20년전 히트곡에도 삶의 연륜과 무게를 담을 수 있다. 무엇보다 팬들이 그 점에 공감한다.

승=팬들의 진지한 열광이 얼굴에 다가올 때는 엄청난 불길에 쏘인 것 같다. 10대 팬 클럽의 환호와는 다른 기운을 느낀다.

문=콘서트 시장은 아직 개척할 곳이 많다. 공연 때 처음 온 관객들을 조사하는데 매번 80%에 이른다.

승=나도 마찬가지다. 자주 오는 이들은 10∼20% 정도. 공연은 첫 관객들을 중독시킬 수 있는 ‘감동 상품’이 되어야 한다.

문=음반 시장이 불황이니까 공연이라도 하자는 식은 치명적이다. 공연에 혼을 송두리채 쏟아 부어야 한다. 팬들의 수준은 가수 이상이다. 그에 맞는 감동을 줄 때만이 우리는 ‘생존’할 수 있다.

# 왜 콘서트인가

문=90년대를 지배한 ‘TV 음악’이 팬들의 ‘음악 갈증’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즘은 TV에서 볼거리 위주의 노래를 하는 가수일수록 음악성이나 가창력을 의심받는다. 내 공연을 처음 본 이들이 “가슴이 뻥 뚫린다. 거칠지만 생동감있다. 지금까지 방송을 통해 들은 노래는 헛 것”이라고 말할 때 ‘음악의 회복’을 실감한다.

승=구리 의정부 등 콘서트를 잘 열리지 않는 도시에서도 공연했는데, 금방 매진됐다. 노래에 대한 갈증이 컸다는 뜻이다.

문=흥행이 잘 되지 않는 도시에서도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야만 다음 공연에 관객들이 움직인다. 여수에서 공연한 적 있는데, 처음에는 머뭇거리던 관객들이 금새 열기를 분출했다. 이들은 다음 공연도 기대할 것이다.

승=그런 점에서 우리는 ‘콘서트 중독 바이러스’를 퍼트리고 다니는 셈이다.

# 문제는

문=공연 기획사가 보다 투명하고 대형화돼 산업적 기반을 갖춰야 한다. 또 무조건 대형 극장을 지으려는 것은 전시 행정의 표본이고 실효가 없다. 4000여석이 넘는 대형 무대에 설만한 대중 가수도 흔하지 않고 클래식 가수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세계 유명 뮤지컬 극장도 2000여석 짜리가 많다.

승=아직 대중가수들에게 대관을 머뭇거리는 문예회관도 많다. 의자가 망가진다며 꺼리기도 하는데 ‘H.O.T’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할 때 이 점을 팬들에게 각별히 부탁해 별탈 없었다. 팬들도 그만큼 성숙했다. 터무니없는 대관료나 문예진흥기금도 개선되어야 하는데, 정부에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지.

이문세와 이승철은 또 전인권 신해철 이현우 한영애 이은미 등 8팀과 함께 콘서트 기획사 ‘10 플러스’를 결성한다. 이문세는 “주식회사로 팀웍을 이뤄 공연 바람을 확산시키겠다는 결사체”라고 말했다.

이승철은 안양 천안 등을 거쳐 5월10일 서울에서 앙코르 콘서트(02-337-8474)를 가진다.이문세 독창회도 수원 대전 전주 광주 등으로 이어진다. 1588-7890

허 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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