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철교수의 性보고서]중년여성 47% "1년에 두달은 못느껴"

  • 입력 2003년 4월 20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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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도 성적 흥분시 남성의 음경처럼 음핵에 혈액이 충만해지는 발기가 일어나고 이것이 성적 흥분의 방아쇠 역할을 한다.

이때 혈액순환에 장애가 있어 음핵이 제대로 발기되지 않으면 성적 욕구가 생겨서 성행위를 시작하더라도 성적 흥분이 고조되지 않아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없다.

최근 ‘화이자 글로벌 연구’에 따르면 40∼70세 남성의 42%, 여성의 47%가 지난 1년 동안 2개월 이상 지속된 성기능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성기능장애 유병률이 남성보다 더 높았던 것.

40대 후반의 L씨는 아내로부터 성기가 작다고 늘 구박을 받아왔다.

L씨는 생업에 급급해 지내다가 가정이 위기 상태에 이르자 뒤늦게 음경확대수술을 받으려 아내와 함께 병원을 찾아왔다.

진찰 결과 환자의 성기는 한국인의 평균보다 컸다. 부부에게 이 사실을 설명했지만 환자는 자신을 위로하려 들지 말고 수술을 해달라고 고집을 피웠다.

겨우 돌려보내면 며칠 후 다시 찾아오기를 반복해서 결국 음경확대수술을 해주었지만 환자는 수술 1개월 뒤 더 크게 해야겠다며 재수술을 요구했다.

환자에게는 더 이상의 확대수술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부인에게는 부인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 사람 다 막무가내였다.

환자는 한 달 동안 매일 아침 필자보다 더 일찍 출근해 연구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한번만 수술을 더 해달라고 막무가내로 졸랐다.

그 후 며칠 소식이 없어 궁금하던 차에 응급실의 연락을 받고 가보니 그 환자가 음독자살을 기도해 병원에 실려 왔다.

여성이 성적 불만의 책임을 일방적으로 남성에게 전가하는 것은 잘못이다. 중년 이후의 남성 성기능장애도 상당 부분이 사실은 여성 성기능장애 때문에 생긴다.

김세철 중앙대 의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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