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사북 그림 전에서 밝고 환한 봄의 모습이 언뜻 비쳐지기도 했지만 역시 그가 그린 봄은 우리 주위, 망가져 황폐하기까지 한 풍경에 눈길을 주고, 손길을 주어서 쓰다듬는 것처럼 느껴진다. 생기와 희망의 봄이라기보다 완숙과 정겨움의 봄이다. 지난해 11월 탄광촌 폐허를 따뜻하게 그린 40여점으로 ‘사북그림 전’을 가진 지 넉 달도 안돼 다시 개인전을 여는 오씨는 누구보다 왕성하게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작가는 손바닥과 숟가락에 물감을 발라 두텁게 층을 만드는 지두화(指頭畵·Finger Painting) 기법으로 작업한다. 색채를 칠하는 게 아니라 물감을 발라서 올림으로써 화면의 질감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
갤러리 아트링크 개관 기념전으로 5∼15일 열린다. 02-738-0738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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