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아트링크갤러리 오치균展…화장 안한 봄처녀 화폭에

  • 입력 2003년 3월 4일 2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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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60.5×91㎝, 2003 사진제공 오치균씨
‘목련’ 60.5×91㎝, 2003 사진제공 오치균씨
오치균 그림에서 느껴지는 계절감은 ‘겨울’이다. 두터운 마티에르와 가라앉은 색조는 그런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그런 오치균이 ‘봄 그림’들을 전시한다 하니, 좀 의아했다. 하지만 그가 그린 봄은 오치균 다웠다. 요란하지 않고 수수한 모습으로 대지에 살며시 찾아 드는 봄, 쓸쓸함마저 묻어 나온다.

지난 해 사북 그림 전에서 밝고 환한 봄의 모습이 언뜻 비쳐지기도 했지만 역시 그가 그린 봄은 우리 주위, 망가져 황폐하기까지 한 풍경에 눈길을 주고, 손길을 주어서 쓰다듬는 것처럼 느껴진다. 생기와 희망의 봄이라기보다 완숙과 정겨움의 봄이다. 지난해 11월 탄광촌 폐허를 따뜻하게 그린 40여점으로 ‘사북그림 전’을 가진 지 넉 달도 안돼 다시 개인전을 여는 오씨는 누구보다 왕성하게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작가는 손바닥과 숟가락에 물감을 발라 두텁게 층을 만드는 지두화(指頭畵·Finger Painting) 기법으로 작업한다. 색채를 칠하는 게 아니라 물감을 발라서 올림으로써 화면의 질감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

갤러리 아트링크 개관 기념전으로 5∼15일 열린다. 02-738-0738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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