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S비밀문서 첫 공개…광복군-미군 對日심리전 합동작전

  • 입력 2003년 2월 28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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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규장군
김학규장군
1945년 광복군이 미국전략사무국(OSS·Office of Strategic Service·CIA의 전신)과 함께 작성한 심리전 선전문(전단)의 원문이 처음 발견됐다.

광복회 김우전 회장은 28일 “재미 사학자인 방선주 박사가 최근 미국 국가기록청에서 발견한 1945년 미국 OSS의 비밀 문서를 입수했다”고 밝히고 이를 공개했다. 이번에 발견된 문서는 미국 OSS가 1945년 4∼9월 작성한 보고서 9건.

여기에는 중국 푸양(阜陽)을 무대로 김학규(金學奎·1900∼1967) 장군이 지휘하던 광복군 제3지대가 미군과 함께 암호문과 심리전 팸플릿을 작성했다는 사실 등이 기록돼 있으며 팸플릿 문구도 첨부돼 있다.

45년 6월 20일 작성한 보고서는 “팸플릿의 한글 번역을 교정했다”고 밝히고 원문 사본을 첨부했다. 첨부 사본은 당시 광복군 연락장교였던 김 회장이 번역해 기록한 것이다. ‘일본 군수공장에서 피땀 흘리시는 동포에게’라는 제목의 이 선전문은 한국인 노동자에게 ‘태업(怠業)’을 지시하고 있다. ·총 4쪽 분량으로 ‘흙, 쇳가루, 모래를 기계 회전부에 넣을 것’ ‘물, 모래, 오줌 등을 가스통에 넣을 것’ 등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돼 있다.

김 회장은 “당시 선전문을 작성한 기억이 또렷하다”며 “이 선전문은 미군이 야전 인쇄기를 통해 중국 내 일본군 점령 지역에 뿌리기로 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광복군 제3지대가 OSS와 합동작전을 펼쳤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이 부분의 연구는 자료가 없어 광복군 관계자들의 증언과 회고록에 의존해 연구할 수밖에 없어 객관성 논란이 일어왔다.

광복군사를 연구하는 단국대 역사학과 한시준 교수는 “이번 문건은 광복군 제3지대가 OSS와 상당한 교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객관적인 자료”라고 말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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