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골프패션]필드위의 패션반란…디자인·색상 파격

  • 입력 2003년 2월 27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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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골프장 패션은 화려해질 전망이다.

봄여름 신제품으로 나온 골프웨어의 색상이 한층 다채로워졌기 때문. 디자인 측면에서 볼 때도 격식을 중요시하는 기존 골프웨어 컨셉트와 비교하면 ‘버릇없다’고 느껴질 정도의 파격적인 제품들이 눈에 띈다.

또한 골프웨어에 주력하던 업체들이 캐디백, 장갑, 모자, 양말, 액세서리 등의 용품도 다양하게 내놓아 패션 경쟁이 머리에서 발끝까지로 확대될 조짐이다.

브랜드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밀라숀 트루사르디 애시워스 겐조 바비존스 등 15개 해외 명품 브랜드가 올해 새로이 선보이는 것.

● 필드에서 길거리로

{왼쪽부터)헤드골프.휠라골프.아스트라

신제품들을 보면 골프웨어인지, 캐주얼웨어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제품이 대다수다. 기존에도 중장년층이 점잖은 스타일의 골프웨어를 캐주얼웨어처럼 입고 다니긴 했지만 신제품들의 디자인과 색상은 일반 캐주얼웨어에 비교해야할 정도로 기존 골프웨어와는 확연히 다르다. 노윤경 휠라골프 디자인실장은 “요즘 골프웨어의 광고를 보면 잔디가 푸른 골프장에서 스윙을 하는 전형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바다와 도시, 리조트를 배경으로 찍은 광고들이 많다”면서 “골프웨어가 단순한 기능성 웨어에서 벗어나 일상 생활이나 레저용 옷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티셔츠, 아웃웨어 등 상의에서 ‘파격’을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깃이 달린 티셔츠를 입어야 한다는 게 기존의 골프 에티켓. 하지만 요즘 매장에 가보면 깃이 없는 라운드형이나 하이넥으로 처리된 티셔츠가 상당수다.

{왼쪽부터)MU스포츠.트루사르디.엘로드

티셔츠 위에 천편일률로 걸치던 브이넥 조끼도 점차 ‘구식’이 되고 있는 추세. 지퍼가 달린 카디건형 조끼와 블루종 스타일의 점퍼 등으로 아웃웨어가 다양해졌다. 이 밖에도 평상복으로 활용이 가능한 라이더 재킷, 퀼로트(스커트형 바지) 등의 아이템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색상은 기존의 베이지 카키 브라운 등 차분한 색상 중심에서 탈피해 오렌지 멜론 스카이블루 핑크 등 여성스러운 색상이 대거 등장했다. 조희정 LG패션 실장은 “베이지에 오렌지 색상을 가미해 세련된 톤으로 바꾼다든지, 카키에 블루를 접목시키는 등의 변화를 통해 기본 색상의 활용 폭을 넓혔다”고 특징을 설명했다.

용품에서도 변화 바람은 불고 있다. 골프화의 경우 전통적인 구두 스타일은 이제 필드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까지 2, 3년 정도 운동화 스타일이 유행한 데 이어 올해는 구두와 운동화의 장점을 결합한 세미 스타일이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

이처럼 골프웨어의 감각이 젊어진 것은 골프를 시작하는 연령이 점차 낮아져 골프 인구 중 30대 초반인 ‘뉴 서티(new-thirty)’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 여기에다 ‘스포티즘의 확산’과 ‘캐주얼’이라는 세계적 패션 유행 경향도 이 같은 변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 토털 코디네이션이 대세

골프패션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티셔츠 위에 조끼입기’의 코디네이션이 지난해부터는 상하의에 아웃웨어를 같은 디자인이나 컨셉트로 코디하는 ‘토털 코디네이션’ 스타일로 변모하고 있다. 여기에다 올해는 같은 색상과 디자인의 모자, 장갑, 손가방, 양말 등까지 갖춰 입어 토털 코디네이션 경향은 한층 더 강해질 전망이다. 닥스골프 아스트라 등 의류 위주로 생산하던 업체들이 올해는 골프백, 모자, 양말, 장갑 등 부대용품의 생산량을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늘렸다. 반면 용품 업체들이 패션 시장에 뛰어들기도 한다. 올해부터 의류를 판매하기로 한 캘러웨이가 대표적인 예.

토털 코디 경향이 강해지면서 나타나는 특징은 캐릭터와 로고를 눈에 띄도록 사용한다는 점. 옷이나 가방에 새겨지는 고양이 개 펭귄 등의 캐릭터가 더욱 커졌다. 로고를 상의의 전면에 반복해서 새겨 넣은 제품도 등장했다. 업계에선 골프웨어의 대표적 패턴인 체크 무늬의 사용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기능성’도 고급스러워지는 추세. 먼싱웨어는 비타민이 들어 있는 티셔츠를 선보였다. 입고 땀을 흘리면서 운동을 하다 보면 비타민이 몸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는 제품이다. 땀을 흘려도 몸에 잘 들러붙지 않는 ‘테크노쿨’ 소재의 제품도 내놓았다.

아스트라는 방수와 방풍 등 바람막이에 주로 쓰였던 기능성 소재를 다른 제품에도 확대 적용하고 있다. 땀을 빨리 마르게 하는 속성을 지닌 ‘필라시스’ 소재를 사용한 티셔츠도 내놓았다.

이 밖에 편안하게 팔 다리를 굽힐 수 있도록 하는 스트레치 소재와 서머 캐시미어, 울 캐시미어 등 고급스러운 소재도 많이 등장했다. 땀을 배출하고 정전기를 방지하는 바지도 있다.

골프웨어의 트렌드가 변함에 따라 연출법에 대한 조언도 달라졌다. ‘차분하고 튀지 않는 패션이 최고’라는 과거의 고정 관념에서 탈피해 ‘과감하고 실용적으로 입는 게 좋다’는 쪽으로 변하고 있는 것.

FnC코오롱 마케팅실의 조은주 과장은 “여성의 경우 무릎 위 정도 되는 길이의 퀼로트에 무릎 길이의 스타킹을 신고 파스텔 색상의 티셔츠를 받쳐입으면 세련된 느낌이 난다”고 조언했다. 바지를 입을 때도 젊은 감각을 표현하려면 7분이나 8분 길이의 바지를 입는 게 좋다고. 노윤경 휠라골프 실장은 “특히 봄에는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스커트보다는 바지가 제격”이라고 말했다.

남성의 경우 상의는 부드럽고 가벼운 색상으로 입고 하의를 어두운 톤으로 입으면 안정감 있어 보인다. 모자 장갑 등 용품을 상의나 하의 중 한 가지와 같은 패턴으로 맞춰 입으면 전체적으로 멋을 살릴 수 있다.

배가 나온 사람은 조끼나 카디건 색을 안에 받쳐입은 셔츠보다 진한 것으로 선택한다. 가슴쪽에 주머니가 달려 있거나 무늬가 화려한 것은 상체를 더 퍼져 보이게 하므로 피하는 게 좋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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